담배가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금연을 결심하고 또 장기적으로 성공에 이르는 사람의 수는 매우 적다. 해로운 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이유도 가지각색인데, 그 중 제일 많은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에 피운다는 것이다.
직장인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농사짓는 분은 몸이 고되어서 담배를 찾게 된다고 한다. 노인들은 심심해서, 실직자는 삶에 대한 고뇌 때문에, 처녀들은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과부나 홀아비는 사람(사랑?)이 그리워서 담배를 찾는다고 한다.
말단 직원은 승진해서 높은 지위에 오르면 끊겠다고 하지만 막상 간부급들은 사람 다루기가 어려워서 담배를 못 끊는다고 한다. 너무 바빠서 담배 말고는 위로가 없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심심할 때 담배 생각이 난다는 분도 있다. 결국 실업자로부터 억대 연봉자에 이르기까지 스트레스 해소에는 역시 담배가 최고라는 것이 대다수 흡연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어른들뿐만 아니고 필자가 상담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고생들도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는 아이들이 많았다. 사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어른들의 스트레스 정도를 뛰어 넘는 것 같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0 교시 수업에다 밤 12시에 시작하는 학원수업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입시경쟁은 아이들의 심신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선진국처럼 아이들이 마음 놓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나 공연장 등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니 한번 흡연의 마력을 맛본 아이들이 그 유혹에서 빠져 나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흡연이 해결하는 스트레스(?)

담배만 해로운 게 아니고 스트레스도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므로 담배 한 대 피워서라도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해소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다.
저 같은 의사들이야 스트레스는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저런 사정을 듣고 보면 먹고 살기도 힘든 시대에 운동이나 여행, 취미생활과 같은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정말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될까? 대답은 “No!”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흡연자들이 왜 담배를 피우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담배는 깻잎이나 콩잎과 비슷한 식물의 잎사귀인 담뱃잎을 잘 말려서 화합물을 첨가한 후 종이로 돌돌 말은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깻잎이나 콩잎에는 없는 성분이 담뱃잎에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니코틴이다. 처음 담배를 배운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한 대 두 대 피우다보면 결국은 니코틴에 중독이 되어버리는데, 이 니코틴이야말로 마리화나라는 마약보다도 더 강력한 중독성이 있는 물질이다.
결국 흡연자는 니코틴에 중독이 되어 있는 상태로 담배 피운 지 오래되면 몸이 니코틴을 강력하게 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마음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는데, 이때 누군가에게 담배를 한 대 얻어 피우면 흡연 욕구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안정된다.
즉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니코틴이라는 약물에 중독이 되어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일 뿐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담배 한 대 피울 때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생활의 스트레스는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 쌓여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마음에 쌓이게 되면 소화불량, 감각 이상, 두통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스트레스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한 것과 경한 것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일정량 이상의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게 되어 마음의 그릇을 넘치게 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무인도에 혼자 산다고 해도 심심하다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테니까.
누구에게나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본인의 인격수양을 통하여 마음의 그릇을 키우든지 아니면 그때그때 건전한 방법(운동, 취미생활, 여행, 소리 지르기, 노래 부르기 등)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담배는 절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다. 결국 흡연은 그 자체의 해독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그대로 쌓아두게 함으로써 당신의 건강에 치명타를 주게 될 것이다.
금연치료제 복용 대박 투자
니코틴에 중독이 되어 있는 분들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5%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보조제를 사용하면 성공률이 20% 가까이 상승하지만, 피부가 가려워지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출시된 새로운 금연보조약은 국내 임상시험에서 50% 정도의 획기적인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의지만으로 힘드셨던 분들이라면 주저 말고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5%와 50%는 비교할 수 없는 확률이며, 금연치료제의 복용은 건강을 위한 그 어떤 투자보다도 확실한 대박 투자임에 틀림없다. /단국대병원 정유석 교수
정유석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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