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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통합론' 왜 안뜰까? '민주 때문이~야'[심층분석] 지지부진한 야권 대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 임춘호
  • 승인 2011.07.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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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이 9개월, 대선이 1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대통합 논의가 좀처럼 끓어오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야권 대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최대 기득권을 갖고 있는 민주당 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무늬만 야권 대통합'을 외칠뿐 실제로는 미적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 4일 야권통합특위를 구성하고, 야4당 대표자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골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고, 국민참여당도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대통합보다는 진보정당과의 소통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통합론이 안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지부진한 야권 대통합 문제점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민주당 현역 의원들 통합 의지 없다"... 곳곳에서 쓴소리
정당마다 '야권 통합 바람직' 외치면서도 셈법은 제각각

정치권 내 화두가 되고 있는 '야권 통합'과 관련, 국민의 30.4%가 '야권 대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야권통합특별위원회가 10일 발표한 민주정책연구원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이 모두 참여하는 야권 대통합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30.4%, 야권 내 일부 정단 간 소통합을 지지하는 의견은 27.0%로 조사됐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을 뺀 진보야당 지지층 및 무당층에 대한 조사에서는 대통합 지지 의견이 38.6%, 소통합 지지 의견이 27.0%로 대통합을 지지한다는 응답의 비율이 더 많아졌다.

또 '민주당이 야권통합을 한다면 어느 세력과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가'라는 질의에는 국민참여당(21%), 민노당(16.9%), 진보신당(11.7%) 순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은 통합 우선세력으로 민노당(31.3%), 참여당(25.1%) 등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대통합 의지.진정성 부족" 지적

대통합론이 안뜨는 이유는 바로 "민주당 내부에 있다"는 따끔한 지적들이 나왔다. 민주당 야권통합특위와 민주정책연구원은 13일 국회에서 야권통합 토론회를 열었으나, 민주당과 진보정당ㆍ시민사회 사이 여전한 견해차를 다시 확인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각계각층의 패널들은 민주당의 대통합 의지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러차례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백승헌 변호사(희망과대안 상임공동운영위원장)는“(대선 이후) 2013년 체제에 대한 철학과 국정 기조를 함께 만드는 게 통합 논의보다 선행돼야 한다”며 “민주당은 진보정당과 9월 정기국회 등 일상 시기의 정치·정책 연합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또 "정치 일정의 긴박성이 있지만 다시한번 원칙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연대연합이나 통합이 아무리 중요해도 왜 통합해야 하는지를 국민들 스스로 같이 동의하고 찬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선거의 계절을 앞둔 기계적인 연대가 아니라 일상적인 정책 및 가치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야권통합이 잘 안될 것 같은 이유는 바로 민주당 내부에 있다"면서 "현역 의원들이 소극적이다. 그러니 누가 믿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성 기자는 "통합이나 연대를 안해도 나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원도 많고, 민주노동당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정당으로 합당이든 연대든 절대 안된다는 의원도 있다"고 현역 의원들의 냉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차기 집권보다는 야당이지만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많기 때문에 지분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하는 대통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명령 대표는 "진보정당에서도 통합의 당위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한-EU FTA 같은 것을 보면서 '거봐라' 하며 마음을 다진다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또 "현지도부가 대통합을 당론으로 정해 동의해도 11월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새지도부가 구성되면 그분들의 반응이 진보정당들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다음 지도부도 대통합을 받아들리고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이기도 한 조성대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부교수는 "진보정당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혜택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연합공천과 그림자 내각을 통해 총선과 대선의 지분을 보장하고,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민주당에서 릴레이식 자기 고백을 통해서 왜 통합이 필요한지 알려야 한다"면서 "공학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진정성 있는 대국민 메시지가 있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엇갈린 통합 셈법…'동상이몽'

내년 총선·대선에 앞서 야권통합이라는 대전제를 놓고 야4당이 분주하게 움직이는것 같지만 그러나 똑같은 '야권통합'을 외치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각 당의 셈법이 갈라져 서로를 비난하는 '아전인수'식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

갈 길이 급한 민주당은 진보정당에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해 이들을 상대로 구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시민 대표를 필두로 한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들과의 '합방' 노력을 지속하는 반면, 민주당을 향해서는 가시 돋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진보정당 간에도 참여당과의 통합 논의를 지속해온 민주노동당은 참여당에게 호응하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물고물리는 관계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야권통합특별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수면 위에서 대통합 논의를 공식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제정당에 구성돼 있는 통합특위 위원장들이 모이는 통합특위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득권을 다 뒤로 밀어놓고 헌신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10월 이내에 통합의 원칙과 과정, 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민주당의 제안에 참여당은 곧바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참여당은 민주당과는 별도로 한 진보정당 간 통합 논의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유시민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그 충정을 이해하고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당을 합치고 힘을 모으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상대의 눈과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참여당과 통합 논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노당 역시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최근 4·27 재·보궐선거 때 4·13 야권연대 정책합의문을 어기고 야권연대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점을 들면서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6·2 동시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 합의문까지 작성됐으나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폐기돼 전국적인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며 "민주당은 야권연대 기초부터 착실히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도 민노당은 참여당이 전날 민노당과 진보당이 추진하는 진보정당 간 통합에 참여하기 위한 실무협상 기구인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데 대해서는 "의미있게 평가하며 향후 실천이 뒷받침되길 기대한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에 민노당과 통합 논의를 지속해온 진보신당의 경우 통합 작업에 참여하려는 참여당의 행보에 대해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한 상황이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현재 민노당은 진보신당과 통합 문제를 논의 중이며 참여당의 참여 문제가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 대표가 민주노동당 및 시민사회의 각 주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연석회의 합의에 근거해 당내 의결절차를 마치고 실질적인 새 진보정당 건설에 나서겠다는 흐름에 재를 뿌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오히려 참여당이 민주당의 연석회의 제안에 '일방적'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과 같은 논리로 참여당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참여당이 5·31 합의문에 동의한다고 밝혔으니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참할 의사는 확인이 된 것이나 참여당과 함께 할 것인지 여부는 진보정치 대통합 및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연석회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도 단언했다.

이처럼 '야권통합'이라는 전제에는 다 같이 동의하는 듯하면서도 결국 시각차가 명확히 존재하는데다 이해관계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야권의 현실에서 과연 통합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까지 들고 있는 실정이다.

임춘호  8035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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