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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선장 홍준표, 출발부터 '좌충우돌'"계파 활동하면 공천 안주겠다" 의원들 반발 불러
  • 정종민
  • 승인 2011.07.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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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4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최고위원에 당선된 홍준표 대표가 취임 초반부터 독선적인 발언과 행보 등으로 당내의 새로운 불화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홍 대표는 취임 첫날인 5일 계파 해체를 주장하면서 "계파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내년 총선에서)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와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각하', 'YS키즈'라는 노골적인 ‘충성 맹세’ 표현과 함께 총선 공천을 노리는 YS 차남을 배석시킨 대목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당직자 인선과정에서도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거를 도왔던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으로 한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아, 독선적인 당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홍 대표의 취임 10일간의 행보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홍, YS 만나선 '각하' 'YS키즈' 발언 "시대 뒤떨어져"
당직 인선에선 측근 임명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

홍 대표의 취임일인 5일 '계파 해체'를 한목소리로 외쳤던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업무 첫날부터 '계파 배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홍준표 신임 당 대표는 5일 오전 흑석동 국립현충원 참배에 앞서 최고위원들과 약식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주류였던 친 이명박계가 급속히 와해되고 있는 반면, 친 박근혜계로 사실상 '당 중심세력 이동의 풍선효과'처럼 당의 핵심 축이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홍 대표와 원내지도부가 모두 친박 성향의 중립지대에서 '교집합'이 만들어지는 만큼 향후 친박계의 당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은 친박계를 경계하는 일성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경필 신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힘의 균형이 친이 쪽에서 친박 쪽으로 넘어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며 "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미래권력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친박계로 당 중심이 옮겨간 것은 한나라당이 타파해야 할 '계파 해소'와 '지역주의 정치'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친이.친박 활동을 한다고 공천에 불이익을 준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 그러면 나부터 공천이 안돼야 한다"면서 "계파의 화해는 당사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홍 대표의 앞선 공천 배제 발언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계파를 해체하려면 진정성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계파 활동에만 '전념'하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뜻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다음날인 6일 "박근혜 전 대표는 계파수장이 아니다"며 한발 더 물러섰다. 홍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계파해체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와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친박계는 박 전 대표를 좋아하는 분들끼리 모인 파니까 '박 전 대표가 지휘한다', '박 전 대표가 계파 수장이다' 이렇게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계파수장들과 만나 계파해체 문제를 논의하더라도 박 전 대표는 당의 실질적인 대선 후보인 만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계파활동을 할 경우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그 말까지 하기 전에 잘 될 것 같다"고 발을 뺐다. 그렇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92년도 YS, 97년 DJ와 같은 경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 흥행을 위해 다른 대선 후보들이 좀 분발해 달라"고 당부해 애매한 설정을 했다.

YS "쿠데타한 놈"발언에 친박계 짜잡아 몰매

홍 대표는 취임 이튿날인 6일 자신의 ‘정치스승’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저를 예방해 ‘각하’라 부르며 큰절을 올렸다. 홍 대표는 또 당선 축하인사를 건네는 김 전 대통령에게 “저희들이 다 ‘YS키즈’다”라고 밝혔다.

이들 두고서도 소장파를 중심으로 "여당의 당대표가 기자들이 지켜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큰절을 하며 구시대의 유물처럼 돼 있는 '각하'라는 표현을 쓰며, ‘YS키즈’라는 단어까지 사용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태도였다"면서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2030세대 즉, 젊은층에게 다가서야 하는데, 젊은층에서 이러한 신임대표의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돌출 행동을 했는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표현까지 불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민감한 사안이고 내년 대선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될 지도 모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쿠데타 한 놈’으로 칭했다.

박근혜 전 대표로선 자신의 아버지를 ‘쿠데타 한 놈’으로 칭한 그를 정치적 스승으로 따르는 홍 대표와 어떤 관계를 이어 나갈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여기에다 이 자리에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을 노리고 있는 YS 차남이 배석했다는 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YS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쿠데타 한 놈’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범 친박단체들은 발끈하고 나서 이날 친박 사이트는 비난의 글로 들끓었다. YS와 함께 홍 대표도 싸잡아 친박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중진.정책위의장단 잇따라 우려 표명

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도 홍 대표에 대한 우려가 표출됐다. 정몽준 중진의원은 홍 대표의 계파 발언에 대해 "우리 당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관심을 갖게 되지만, 이 계파라는 것은 단순하게 계파에 참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식으로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윤성 중진의원은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첫 마디가 계파, 공천, 세대교체, 이런 말씀들을 쏟아내고 계신 것 같은데, 밖에서 듣기로는 사실 좀 분위기가 으스스하다"면서 "사실 국민들이 새 지도부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그런데 첫마디가 너무 우리 내부문제를 또 계속해서 부각시키는 게 저도 부담스럽고, 듣는 당원 아니 일반 국민들도 굉장히 부담스럽게 생각하실 줄로 알고 있다"고 충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나라당의 8일 정책위의장단 회의에서도 홍준표 신임 대표의 `정책 독주'를 경계하는 발언들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책위 부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와 정책위의 관계에 대해 "현 정부의 첫 원내대표가 홍 대표였다"면서 "홍 대표가 했던 선례가 있으니, 그 선례를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 재임 시절 주요 정책을 원내지도부 중심으로 추진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았던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유.원 최고 반대 불구 측근 사무총장 임명

홍 대표의 독불장군식 고집은 취임 10일이 지나지 않아서 여지없이 불거졌다. 당직 인선과 관련, 그 동안 당내 이견이 표출됐던 김정권 의원 사무총장 표결처리 강행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는 1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ㆍ원희룡 최고위원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재선의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하는 새 당직 인선안에 대한 의결을 강행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정권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고성이 밖으로 새나오는 등 진통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홍 대표는 논쟁이 반복되자 "당직 인선안을 의결에 부치자"고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승민 최고위원은 홍 대표를 향해 "민주적으로 해야 하지 않느냐. 왜 당당하게 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반대했다.
원희룡 최고위원 "그게 관행에 맞느냐"면서 "캠프 인사가 사무총장이 되면 안되고, 매관매직도 안된다"고 강한 거부감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캠프 인사의 사무총장 발탁에 따른 공천 전횡 우려를 의식, "내년 총선에 나갈지, 안 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내가 지역구를 받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어떻게 공천을 내 마음대로 하느냐"고 설득하기도 했다.

이같은 실랑이 속에 홍 대표는 결국 표결을 요청했고, 이에 반발한 원ㆍ유 최고위원은 12시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원ㆍ유 최고위원이 퇴장하자 당직 인선안에 대한 의결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당직 인선안이 통과되자 유 최고위원은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철회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최고위원도 "전례없는 의사결정 강행에 전례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칫 잘못하면 친박과 친이가 연합전선을 형성해 홍 대표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처했다.

홍 대표는 이날 인선안을 통과시킨 다음 "당헌상 (한나라당 지도부는)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라며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의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에서 하는 것이며,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는 중요 사항에 대해 의결하는 것"이라며 "최고위는 합의제가 아닌 의결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부득이하게 당직 인선에 반대하는 사람은 퇴장하는 게 관례"라며 "유승민ㆍ원희룡 최고위원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반대자가 있어도 (의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안상수 대표 시절 당직 인선 과정을 거론, "당시 인선안에 불만해 퇴장했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의결했다"며 "나는 그 다음날 한마디도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친이(친이명박)계를 임명하면 `친이계 부활'이라고, 친박(친박근혜)계를 임명하면 `친박계 당 접수'라고 할 것"이라며 "당 대표가 사무총장을 지휘ㆍ감독하는데 외부 인사의 영향을 안받도록 김정권 사무총장을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홍준표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하루가 멀다하게 곳곳에서 대립의 불씨를 뿌리고 있더, 새 지도부의 험로와 함께 홍 대표에 대한 거센 견제 등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어 앞으로 한나라당호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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