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역에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사코리아저널=강민주 기자]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집회가 11일 대전역에서 열렸다. 지난 2월 14일부터 매주 일요일 진행된 미얀마 민주 집회는 이번이 9번째다.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의 안내에 따라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시위 전 체온을 쟀고 참가자들 명단을 작성했다. 시위 중간중간 경찰의 안내에 따라 시위 대형도 50인을 넘지 않게 조정을 하며 서로 거리를 두고 집회를 했다.

지난 2월 대전역 첫 시위 참가 인원은 9명이었다. 대전역 시위 소식은 들은 미얀마인들이 전국에서 모여들면서 점점 시위 규모가 커졌다.

지난 4월 2일 미얀마에서 한국인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지난 2월 1일 쿠데타 직후 4월 10일까지 군경에 의해 사망한 이들 중 확인된 사람을 701명으로 집계했다.

그 때문인지 3월 21일에 대전역을 찾았을 때와는 달리 시위 현장 곳곳에 미얀마를 응원하는 한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이 5번째 시위 참가라는 전주에서 온 30세의 미얀마 남성은 "한국에 온 지 2년 됐으며 가족이 전부 미얀마에 있다"면서 "군부가 물러날 때까지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미얀마인들의 '세 손가락 경례'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응답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지부의 주관으로 바르게살기운동 대전시협의회, 대전시 새마을회, 대전사랑 시민협의회, 대전시 자원봉사연합회 등 5개 단체가 미얀마 국내 거주자와 연대해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미얀마 민주화는 시대의 고고한 요구"라고 응원의 메세지를 전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이곳을 찾아 “미얀마 민주화는 시대의 고고한 요구며 하루빨리 민주주의의 진정한 봄이 찾아오기를 150만 대전 시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미얀마인들을 응원하기 위한 대전 시민들의 개별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후원금 모금현장에서 이순의 씨(59, 대전시 월평동)는 “대전역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미얀마인들이 모여서 쿠테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응원하고 싶어서 왔다"면서 "다음에도 또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모씨(54, 대전 유성구)는 “중학교 때 광주에 살았는데 유리창 깨진 버스에 시민군들이 타고 있었고, 상인들이 대야에 주먹밥을 담아 올리는 걸 보았다. 가끔 총성도 울렸다"고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를 떠올리면서 "너무나 무섭고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지금 미얀마 사태를 보면 그때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속히 미얀마에 평화와 자유가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조백리 사)세계여성평화그룹 대전 지부장은 "여성과 아이들은 약자에 속하고 이들은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무차별 목숨을 잃는 현실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서 나왔다”면서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거둔 후원금을 모금함에 건내며 미얀마에 빠른 평화가 오기를 빌었다"고 말했다.

<대전 시민들이 시위대에게 꽃을 나누어주고 시위대는 그 꽃을 들고 쿠테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집회현장에는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일일 분향소가 설치됐다. 

후원에 참여했던 대전 시민들이 미얀마 시위대에게 꽃을 나누어주고 시위대는 그 꽃을 들고 쿠테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번 시위를 돕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애쓰는 이주노동자 활동가 김영호씨는 “미국과 유럽,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한 발 뒤로 물러난 상황에서도 한국 내 정치인과 시민사회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긍정적이다”면서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시위대에게는 지지가 되고 군부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메시지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강민주 기자  kshowa9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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