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극단 장자번덕(대표 이훈호)의 '바리, 서천 꽃 그늘아래'가 제29회 전국 연극제에서 21일 대통령 상을 수상해 경남 연극의 힘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연출상과 무대예술상까지 모두 3개 부문을 휩쓸었다. 경남의 극단이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극단 마산 '파란' 이후 3년 만이다.

이훈호 대표는 "경제적으로나 생활적으로 창작활동을 하기에 힘든 여건 속에서도 이를 감내하고, 나를 믿고 따라와 준 극단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수상의 공을 단원들에게 돌렸다.

'바리, 서천 꽃 그늘아래'(극작 정가람·각색 백하룡·연출 이훈호)은 지난 경남연극제에서 바리데기 신화에 '남해안 별신굿'이라는 경남의 전통 연희를 버무려 낸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전국연극제에서도 이러한 참신한 시도가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품은 2006년 경남연극제에 처음 발표됐다. 이 연출가가 바리데기 신화와 경남 전통문화예술의 접목을 위해 오랫동안 수정·보완해온 작품이다. 이 연출가가 '나의 분신'이라고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았다.

이 연출가는 작품에 대해 "바리데기가 혼돈의 난세에서 자신과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혼란 속에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며 "크게는 우리 민족의 원형적 심성을 담아내고, 전통연희를 담는 새 그릇을 만드는 작업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통가무악극으로 작품 내에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직접 연희를 선보이고, 사천지역 타악연주단 '마루' 단원들이 타악 연주와 연기를 겸하는 등 경남만의 전통문화콘텐츠를 적절히 조화시켰다.

따라서 '바리, 서천 꽃 그늘아래'의 대상 수상은 경남 고유의 전통문화예술인 전국무대에서 그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 받은 셈이 된다.

한편 전국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연극협회의 공동 주최로 매년 지역을 돌며, 열린다. 올해는 강원도 원주에서 지난 3일부터 21일까지 펼쳐졌으며, 서울을 뺀 15개 광역시·도 대표 극단들이 참여, 열띤 경연을 벌였다.

김용수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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