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가정’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한국정보화진흥원 여직원들.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사회가 바로 창의적인 핵심경영의 중심입니다. 여성 직원 자신이 우리 회사의 주인이자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여성 직원들이 주인인 회사, 과연 가능할까.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자신 있게 여직원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태 원장은 “여성이 강한 조직, 일하는 여성이 행복한 조직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회사 앞 청계천에서 워킹맘들과 데이트를 갖는다. 김성태 원장은 워킹맘들의 업무부터 육아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가정이 평안해야 합니다. 특히 여성들의 출산, 육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김성태 원장의 노력 덕분인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여성가족부로부터 지난 2009년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육아휴직제도를 갖고 있지만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한국정보화진흥원 내에서는 육아휴직제도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워킹맘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은 물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홍효진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지난 2008년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첫째아이 출산 후 1년간 육아휴직을 다녀왔어요. 사실 여직원들은 출산이나 육아문제로 직장 생활할 때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저는 회사의 배려 덕분에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어요.”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전용공간과 수유실을 원내에 마련했다. 이곳의 이름은 바로 ‘여행공간(여성이 행복한 공간)’이다.

여행공간에는 모유 유축기 등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여직원들의 호응이 좋다. 박수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육아휴직을 다녀온 이후 수유실에 마련된 유축기를 자주 이용했다”며 “원내에 여성을 위한 시설이 더욱 구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장은 워킹맘들이 안고 있는 출산, 육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스마트워크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출근 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 놓고 오거나, 저녁에 데리러 가기 위해 출·퇴근 시간이 다소 유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워킹맘들이 스마트워크 등과 같은 유연근무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현재 스마트워크센터를 무교동 청사와 등촌동 청사에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외부 스마트워크센터도 적극 활용해 워킹맘들의 이용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유연한 근무형태로 인한 여성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이윤희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강서구 등촌동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윤희 연구원의 강서구 등촌동 집에서 스마트워크센터까지는 불과 5분 거리다. 무교동 본사로 출근했을 때와 출·퇴근 소요시간을 비교하면 왕복 2시간 이상을 단축할 수 있다.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직원들과 의견을 주고 받을 수도 있어 업무 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어요. 오히려 출·퇴근 시간이 절약돼 아이랑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좋고 센터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있어 아이가 아프다고 연락이 오면 잠시 아이 상태를 확인하러 다녀올 수 있답니다.”

육아휴직제도는 비단 여직원들만의 혜택이 아니다. 이는 남성직원들에게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기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맞벌이를 하는 이기영 연구원 부부는 육아휴직 덕분에 자녀양육에 대한 큰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여의치 않은 사정을 회사에서 배려해 주어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어요. 아내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밖에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매년 가족친화 및 직장분위기 개선을 위해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직원 휴게 공간인 지하 1층 카페테리아 ‘행복공간’에 상시 제출할 수 있는 건의함을 신설해 직원의 의견을 김성태 원장이 직접 청취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업무능률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시책에 맞춰 유연근무제를 더욱 확산하고 단축시간근무제 와 가족친화와 관련된 남자직원들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아버지 학교’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김성태 원장은 “가정이 건강한 직원이 조직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며 “가족친화경영에 능동적으로 동참하고 직원들과 쌍방향 교감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가족친화경영은 근로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강화되는 경영기법으로 외국의 많은 기업에서 도입·운영하고 있다.

가족 친화적 기업으로 유명한 외국기업들은 출산한 여성들에게 본인의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근무 형태를 제안한다. 가족친화경영을 하는 기업의 경우 이직률 감소, 직무만족과 기업 이미지 향상 등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독일 헤르티에 재단(Hertie Foundation)의 조사 결과 가족친화기업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가량 높게 조사됐다.

이같은 사례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한 가족친화인증제도사업을 통해 인증을 받은 기업은 무려 총 65개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치관의 변화로 직장인들이 개인의 생활과 일의 조화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도 우수인재 확보와 숙련된 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 가족친화인증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직원들의 가족여가 프로그램 지원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지원, 배우자 출산지원, 결혼관련 지원, 예식장 지원 등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채영이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 주무관은 “일과 생활의 조화를 생각하는 직장인들의 가치관 변화로 인해 기업의 문화도 바뀌고 있다” 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신청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친화제도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와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직률 감소 등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 상호간에 서로 배려하고 같이 협력하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가족친화제도는 이제 조직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진화 기자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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