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이어 중·고등학생들의 야구경기에서도 협회 차원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한 심판의 양심선언이 나와 아마추어 야구계가 들썩이는 등 스포츠계 승부조작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중학 야구의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매년 5월에 열리는 소년체전으로, 예선전을 통과해 지역 대표가 되면 지원금과 각종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소년체전 예선전에서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남지역 중학 야구 예선전에서 주심을 맡았던 A심판은 경기 전에 협회 간부에게서 경기 진행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이 심판은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저한테 주심을 배정해 주시면서 어떻게 지시를 내리셨냐 하면 B중학교 교장선생이 와 있으니까 그 학교가 콜드게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그렇지만 C중학교가 게임을 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A심판은 또 "3회까지 1대 1로 박빙 승부가 이어지자 이번에는 직접 경기장까지 내려와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이 심판은 특히 "이사님이 쫓아 내려오신 거예요. 그리고 저를 부른 다음 '야, 주심아 뭐하냐 C중학교는 지면 난리난다. 너 그러다간 책임져라'고 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 열린 결승전에서는 6대 2로 한 중학교가 승기를 몰아가자 4볼이 3연속 선고되더니 곧이어 6대 7로 역전되고, 결국 큰 점수차에, 몰수패까지 선언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중학교 야구 감독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포볼을 연속 세개를 선언해 제가 항의를 하고 경고도 먹고 했다"면서 "이 게임은 도저히 할 수 없는 게임이다. 어떻게 이렇게 게임을 할 수 있냐.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차이가 나고, 우리는 가운데 들어와도 안 주고 거기는 두 발 빠져도 스트라이크 하는데 못하겠다는 항의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전남 야구협회는 "승부조작이나 심판 부정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상대편이 콜드게임 당하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 정도야 학교장 체면 등을 생각했을 때 관례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전남 야구협회 관계자는 "사적으로 아마 얘기를 한 것 같아요. 사적으로...어차피 게임이 안되니까. 위(교장)에 이렇게 오시고...사기 앙양을 위해서, 야구 발전을 위해서 콜드게임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랬을 것 같다"면서 "야, 무조건 너 콜드게임 시키지 마...그렇게는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문제제기를 한 심판과 감독에 대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따라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이어, 유소년 야구에까지 승부 조작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 제기와법적 대응 방침이 고려되면서 경찰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민 선임기자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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