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생들의 촛불시위가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90%가 '등록금 인하'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국내 주요대학 총장들은 즉각적인 '등록금 인하'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일대 마찰이 예상된다.
참여연대와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우리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양일간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89.7%가 '반값 등록금 정책'에 찬성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5.7%, '잘 모르겠다'는 4.7%에 그쳐 대다수 국민들은 '반값 등록금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등록금 문제는 학내에서 해결해야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인 응답은 23.5%에 그친데 반해, 70%는 '대학생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답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를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국 대학생들과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과는 달리 국내 주요대학 총장들은 '반값 등록금' 방안에 난색을 표명했다.
대교협 회장인 김영길 한동대 총장을 비롯,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홍익대 숙명여대 서울여대 한림대 영남대 전주대 영산대 등 사립대 총장들과 국공립대에서는 유일하게 전남대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값등록금 특위'(위원장 변재일)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대학 총장들은 정부 재원지원 없이는 즉각적인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총장들은 "등록금 문제는 국가ㆍ교육 경쟁력 차원의 문제로, 단순히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만 결정돼선 안된다"며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가 본질"이라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학적립금 사용 문제와 관련해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를 위해 쓴다면 다른 데 투입할 비용이 없어진다"며 적립금 문제로 대학들을 매도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난 직후 마련한 브리핑 자리에서 "정부 재정지원이 선행된다면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노력을 하겠지만 어느날 갑자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곤란하며, 점진적으로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값 등록금' 이행과 관련, 대학가 동맹휴업과 광화문 촛불시위를 하루 앞둔 이날 국내 주요대학 총장들이 '반값 등록금' 이행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호 기자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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