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아니라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 아닌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 동생 지만씨의 연루의혹을 제기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가 야당으로부터 난타를 당했다.

최근 실시된 차기대권주자 여론조사결과 서울에서 무려 10%p 가까이 하락,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하던 박 전 대표는 최근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된 저축은행 비리사태에 동생 지만씨까지 연루됐다는 야당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다.

대검 중수부 폐지와 저축은행 수사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을 향해 맹공을 펴온 민주당은 8일 과녁을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로 바꿔 잡고 활시위를 당겼다.

박지만씨의 삼화저축은행 로비 연루설과 관련, 박 전 대표가 "본인이 아니라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노골적으로 지만씨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 빌미의 단초를 제공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표를 '박근혜씨'로 지칭하며 "박근혜씨 말에 국민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라며 "일반 국민도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인가, 아니면 박지만씨에게 적용되는 특별한 법이 있는 것인가"라고 '박근혜 때리기'의 물꼬를 텄다.

김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의 끝없는 특권의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고 비꼬았다.

김 원내대표에 이어 발언에 나선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강도높은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청와대는 중수부 폐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여의도 선덕여왕'은 동생이 말했으니 그것으로 끝이라고 하면 그만인가"이라며 "박 전 대표의 말이 수사지침이냐"라고 비난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많은 분들이 '박 전 대표가 한마디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갖고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런 특권의식이 인정되는 게 공정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박 전 대표에 대해 날 선 공세를 벌인 것을 두고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데는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를 조기에 견제하려는 차원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박지만씨 부부 관련 의혹에 대한 제보를 계속 수집하며 추가 폭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박 전 대표에 대한 전면적인 추가 공세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환수 기자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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