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포문을 연쪽은 청와대. 청와대는 지난 5월 31일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민주당 의원이 보해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청와대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관계자로부터 '지역 민원'이라며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서류가 전달된 적이 있다"면서 "경제수석실에 문의한 결과, 특정 저축은행만 도와줄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듣고 사실상 청탁을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나는 청와대에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다. 다른 의원들이 했는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라며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고 나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보해저축은행 정상화 문제를 상의한 적은 있다"고 했다. 보해저축은행은 올 2월 영업정지를 당했다.
청와대의 폭로전에 맞서 민주당 역시 전날까지 문제 삼았던 정진석 정무수석에 더해 다른 청와대 고위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확전을 시도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의 관계는 W골프장 같은 곳의 출입 기록을 보면 다 나온다"며 "청담동 한정식집(에 함께 다닌 것) 등 관련된 기록을 다 확보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04년) 삼화저축은행의 신 명예회장이 부산저축은행 돈으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 수석의 역할에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 수석 측은 "신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는 것만으로 무슨 문제가 된다는 얘기냐. 신씨는 최근 3년 이상 본 적도 없다"며 "전날은 부산저축은행이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더니 하루 만에 또 주장을 바꿔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2004년은 자민련 소속으로 총선에서 낙선해서 '백수'일 때인데 무슨 영향력을 행사하느냐"고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민주당 사이의 공방이 구체적인 근거를 대기보다는 일단 주장하고 보는 마구잡이식 폭로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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