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벗이라면 부르면
당신은 나를 친구라 불러주는
조금씩 안타깝게 늙어가는 벗은, 정겹기만 하,
미덥기만 한 자랑스런 친구들
와룡산 정기 받아 솜털 가시지 않은
푸르던 모습으로
저넓고 푸른 바다를 삼킬 듯
호기를 부려가며,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우정을 얘기하며 꿈을 그려보던
그날이 어제 련 듯 지워지지 않는데
저무는 노을빛 아래 눈서리 내려 쌓여간 연륜
세월의 무게만은 외면 못한 채
오늘 술잔 하나 앞에 놓고 이마를 마주 하며
그 옛날 어린시절로 돌아가 정담을 나누니
이게 얼마만의 일인가
여리고 고운 눈길이 정답게 마주쳐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
친구라는 소중한 이름으로
이 자리에 함께한 인연은
아름다운 인연이라 아니할 수 있으랴
인생이 가는 길이 이리 저리 갈리어도
동기동창이라는 인연의 끈을 쥐고
만만치 않은 풍진세파(風塵世波)에 맞서며 걸어오는 길에
더러는 허무하게 사라져 가기도 하고
누구는 멀리 이국땅으로 떠나버리기도 했지만
고맙고 장하게도
아버지 어머니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도
우리 이렇게 인연의 고향을 찾을 수 있음은
얼마나 감사하고 가슴 뭉클한 일인가
친구가 있어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빛나는 보석 같은 인연의
참 좋은 우리 친구들
자꾸만 다가서는 세월이 미워지고
그래도 수많은 세월이 흘러간 후에
노을 지는 어느 강변에서나
파도치는 어느 해변에서 만나다 해도
당신은 나를 벗이라고 부르고
나는 그대를 친구라 정답게 부르리
다시 또 세월이 흘러
내가 그대를 알아보거나 몰라본다 해도
그 이름만은 친구로 영원히 남아 있을
소중한 친구여
우리 서로 사랑하자
우리 서로 그리워 하자
2011년 5월 19일 문선 초등학교 제10회 졸업생, 이삼균 지음
시사코리아저널 webmaster@koreajn.co.kr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