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속 전공의 파업 돌입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에 반대해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정세균 총리, "의료공백 우려···집단행동 멈추고 의료현장 복귀하길"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21일 오전 7시를 기해 사흘간의 순차 파업에 돌입했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7일 집단휴진, 14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전국의사총파업 참여에 이어 세 번째다.

대전협 파업 일정은 21일(인턴, 레지던트 4년차)-22일(레지던트 3년차)-23일(레지던트 1·2년차) 순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도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의료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전국 대학병원 등 주요 병원은 이날 예정돼있던 수술을 연기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중이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대형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등의 예약 접수를 불가피하게 줄이거나, 주요 긴급수술이 제외한 외과수술은 연기했다.

코로나19 선별진료 현장에서의 전공 업무 공백도 우려된다.
하지만, 대전협은 파업기간 중에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필수 방역 현장에는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일각에서는 대규모 혼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의료계 파업의 핵심 쟁점은 정부가 마련한 '4대 의학정책'으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비대면 진료 육성 등이다.

의대정원 확대 방침은 오는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늘려 10년간 의사 4천명을 추가 양성하고 이중 3천명은 '지역의사'로 육성해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공공의대를 신설해 필수분야 인력을 양성해 공공의료기관에 배치하겠다는 배치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율 대비 의사 증가율을 근거로 의사 인력 수급에 차질이 없어 의대정원 증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 배치에 대해서도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 침해와 평등의 원칙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공공의료 취약의 원인은 공공의대 부족이 아니라 전문성 부족과 낮은 처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방 첩약에 대한 건강보헙 급여화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질환, 뇌혈관질환 후유증 등 3개 질환에 대한 한방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한방 첩약의 경우 의학적 유효성이나 안전성에대 심사 가정을 거치지 않는다며 의약품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위해 정부가 지난 2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적용중인 비대면 진료(원격 의로)에 대해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전화를 이용한 상담과 처방을 허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원격의료를 도입할 경우, 1차 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과의 물리적 접근성의 차이가 사라져 '대형병원 쏠림'이 심화된다는 점과 개인의료정보 누출 가능성 등을 들어 반대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료계 파업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소통을 강조하며 의료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할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집단행동을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의료현장을 굳건히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여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이유라도 지금 파업은 전혀 온당치 않다"며 "만일 파업을 결행한다면 정부는 어떤 타협도 없이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