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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석 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보장 · 복지, 지형 변화가 필요하다
  • 시사코리아저널
  • 승인 2020.06.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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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석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커뮤니티 케어 위원장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6월 1일 현재 약 3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당분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탈이아나 스페인 등을 비롯한 유럽의 경우에는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요양시설에서 발생했고, 미국에서도 노인요양시설에서 4천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그렇다면 이런 재앙은 왜 발생한 것일까? 몇 가지를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19가 특히 노인생활시설에 불러온 재앙

이런 재앙이 발생한 이유 몇 가지를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진 강한 전파력이다. 주지하다시피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19는 낮은 치명률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노인이나 기저질환자가 가진 낮은 면역력 때문이다. 노인생활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기저질환자들은 대부분 면역력이 취약하다.
이 분들은 생활시설에서 더 쉽게 더 많이 감염되고, 일단 감염되면 질병의 상태가 심해지고 치명률도 높아진다.

셋째, 미국이나 유럽 등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부의 뒤늦은 코로나19 대응 및 취약한 방역 체계도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이미 지역사회에서 널리 확산된 후에 정부가 대처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노인생활시설이 감염과 치명에 가장 취약한 것은 당연하다.

넷째, 노인생활시설이 갖는 특징 중의 하나인 집단 돌봄 체계, 그리고 무증상 감염자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무증상 감염자는 이른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형태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예컨대, 치매 노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라면 비록 증상이 있더라도 그것이 감기와 같은 단순한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인지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면 다른 노인에게 전파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유니트 케어, 개별 침실, 개인 생활 중심 돌봄 등을 표방하는 높은 수준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집단 돌봄 형태라는 특징은 오히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역풍을 맞았고, 또 언제든지 이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코로나19와 사회보장·사회복지 사이의 키워드는?

인터넷 등에서 코로나19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키워드들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초기 대응, 조기 검진, 방역, 소독, 비대면(Non-face-to-face 또는 Untact) 서비스, 원격의료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한국형 뉴딜 정책으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업, 비대면 산업의 육성, 사회간접자본의 디지털화 사업 등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키워드들을 보면, 노인생활시설과 연관성이 높은 내용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방역·소독, 초기 대응·검진과 같은 것들도 노인복지시설에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즉, 손 씻기나 방역·소독 등은 시설 내의 이용자나 종사자 모두에게 해당될 수도 있겠지만 마스크 착용은 모든 이용자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설에는 다양한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잘못 착용했다가는 오히려 호흡곤란에 따른 사망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회적 거리두기나 재택근무는 노인생활시설에서는 적용될 여지조차 없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비대면 서비스와 원격의료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마도 원격의료가 아닌가 생각된다. 주지하다시피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 노인성 질환(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다.
즉, 당뇨, 고혈압, 치매 등과 같은 노인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원격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측에서는 공공의료 체계나 전인적 의료 체계의 확립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의료민영화나 의료 분야에 대자본을 가진 기업의 진출과 같은 문제를 야기할 원격의료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의를 노인생활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단은 제한적으로 remote monitoring(원격 감시) 정도에서 활용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비대면 서비스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원격의료도 비대면 서비스 중의 하나에 속하는 것이지만, 이와 별도로 사회복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몇몇 지자체가 비대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하나는 전화를 통한 안부 확인이나 책자, 식재료 지원 등의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2019년 이후 정부가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 돌봄)와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방식에 새롭게 추가한 것으로 ICT 등의 기술을 접목한 돌봄 서비스이다.

그런데 먼저 안부 확인, 책자 보급, 식재료 지원 등과 같은 형태는 일반의 비대면 돌봄 서비스로서 종래부터 시행되어 오던 전통적 재가복지 서비스의 확장된 모형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지원, 가사 지원, 정서 지원 등을 비롯한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는 ICT 기술을 활용한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ICT 기술을 활용한 돌봄은 분명히 이전보다 진보한 비대면 돌봄 시스템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것 역시 기존의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ICT 기술을 활용한 돌봄의 주요 내용은 건강관리, 정서 지원, 응급 알림, AI 스피커를 통한 대화 기능의 탑재, 24시간 동안 전등이 켜지지 않거나 출입문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관제 센터로 알람을 보내는 역할, 위급 상황 땐 “살려 주세요”라는 말을 인식해 소방 당국에 구조 신고를 보내는 것 정도이다.
과연 이것을 비대면 돌봄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다시 말해, 지금의 형태는 주로 응급 상황 지원 측면에만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보건·의료·복지기관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하는 것이나 일상생활 관리 등과 같은 측면에서는 전혀 실현될 수 없으며, 향후 확장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는 지금의 기술이 주로 하드웨어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반이 취약할 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내용도 극히 제한적이며, 나아가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의 지형, 장차 어떻게 변해야 할까?

먼저 집단 돌봄에 대한 근본적 해결 요구와 가정 중심 서비스로의 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집단 내지 시설 돌봄의 타당성에 관한 것으로서 ① 집단 감염의 취약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②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치매 노인이나 정신·지적 장애인 등에 대한 보호(감염 확산 제한)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③ 1인실 중심의 보호 체계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등과 같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노인생활시설 등에 대한 코호트 격리가 타당한 것인지의 검토와 함께 과연 집단 돌봄 시설의 지속적 확장이 가능한 것인지, 내지는 돌봄 형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등도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ICT 기술을 접목한 가정 중심 즉, 커뮤니티 케어의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의 ICT 기술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것이 중요해진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은 스마트 시티와 사회보장·사회복지를 구체적으로 접목하는 것이다.
이른바 ‘스마트 웰페어 시티(Smart Welfare City)’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 도시법을 보면,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건설과 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건설된 도시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스마트 시티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 시티의 영역으로 사회보장·사회복지 분야와 관련된 보건·의료·복지를 명시하고, 사회복지시설과 종합의료시설 등을 예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련된 스마트 시티 서비스는 다문화 가정 지원 서비스, 사회적 약자 지원 서비스, 장애인 학습 지원 서비스, 안심 귀가 서비스,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원격의료 서비스 등을 특정 소수가 수혜자가 되는 특화 서비스로, 여기에 더해 이른바 정보 약자의 범주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도 이를 주로 장애인이나 노인 등으로 한정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한 스마트 시티의 구성 요소도 ① 통신망을 포함한 정보통신 인프라 및 플랫폼 ② 정책과 제도 ③ 도로와 교량 등의 물리적 인프라 ④ 정책 수립 시 시민 참여 확대 ⑤ 보안 및 재난 안전 등을 주요 과제로 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나 요소들이 반드시 부차적이고 특정 소수만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을 뿐만 아니라, 제공되는 구체적인 서비스가 무엇인지, 또는 수혜자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얼마든지 누구라도 이용 가능한 기본 서비스로 취급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정보 약자를 위한 구성 요소도 거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통신망을 포함한 정보통신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과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로 최소한 무엇을 목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불분명하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렇게 사회보장·사회복지와 관련된 서비스를 특화 서비스로 분류하거나 불분명한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 시티와 관련된 지금까지의 논의나 개발의 목적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스마트 웰페어 시티의 개념 정립과 확장은 향후 개발·활용되는 서비스들이 기본 서비스와 특화 서비스 양자를 모두 포섭하는 형태로 전환되어야 하고, 그 목적과 해결 과제가 보다 명확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나는 플랫폼 기술 기반의 Smart Welfare City와 Community Care의 보편화가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스마트 웰페어 시티란 ‘4차 산업 기술을 이용하여 사회보장과 사회복지 영역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클라이언트 등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줌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시티가 지니는 4차 산업 기반의 기술 활용과 도시의 경쟁력 향상이라는 핵심, 그리고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은 스마트 웰페어 시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도시 관리 및 서비스(Service), 스마트 시티 플랫폼(Technology) 및 도시 인프라(Infrastructure) 등과 같은 핵심 요소도 필요로 하게 된다.

특히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플랫폼인데, 나는 이를 사회보장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이 사회보장 플랫폼에 의한 보호는 요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24시간 일상생활 관리 및 GPS를 기반으로 하는 보호뿐만 아니라 이른바 ‘비대면 돌봄’도 구현할 수 있다.
즉, 일상생활 설계와 이를 통한 가정 내 24시간 활동 및 움직임 등의 확인, 외출 시 위치 정보 및 귀가 확인, 미 귀가의 경우 외출 전·후 상황 정보 확인, 휴대전화 분실 시 위치 정보 확인, 이동경로 추적 확인 등은 안전이나 응급관리 수준의 보호에서 비대면 방식이 포함된 일상생활 관리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재가복지·노인맞춤돌봄·장기요양·의료 등과 연계를 통한 중첩적이면서도 개별화된 보호라든가, 특히 서비스 계획과 실행 등에 대한 실시간 다수 당사자 간의 공유를 통한 디지털 기반의 지역 케어 회의나 Expert System(엑스퍼트 시스템, Knowledge System이라고도 한다.
이는 인공지능 실현을 위한 시스템의 하나로서 전문가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그 전문 영역의 문제를 전문가와 동일한 정도의 능력으로 해결할 것을 목적으로 컴퓨터에 해당 전문가의 지식을 저장·활용하는 장치를 말한다)을 비롯해, 가족 등에 의한 직접 보호 형태의 관리 체계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이는 실생활의 커뮤니티 케어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는?

지금까지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는 분절적·평면적 형태였으며, 이용자 또한 서비스의 주체이기보다는 객체에 가까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사회보장·사회복지 체계의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와 함께 이용자가 서비스의 객체에 머물러 있으면 결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전통적인 사회보장·사회복지의 개념 내지 실천 체계에 관한 문제, 지역사회의 개념이나 범위에 대한 재검토, 자원의 목적과 기능에 관한 문제, 이용자 스스로  사회보장·사회복지와 관련된 지역사회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것, 보건·의료·복지·요양·주거·영양·재활·법률 등 다학제·다분야·다기능 서비스의 통합적 제공 및 관리에 관한 문제, 가정 중심 서비스에 필요한 로봇·M2M·IoT 등 플랫폼과 결합 가능한 4차 산업 기술과 전통적 사회보장·사회복지 인프라와 결합에 관한 문제, 이런 일들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나 일자리 창출에 관한 문제 등이 중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원격의료나 도시재생 등과 같은 문제도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점점 더 복잡해져만 가는 사회와 상상하기 힘든 기술력, 시민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도덕성·투명성·건전성·공공성 등의 요소가 함께 뒤엉키면서 사회보장과 사회복지 분야에 미치는 여파는 오히려 더 중대해질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줄곧 강조해왔던 것이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AIP(Aging in place)를 염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코로나 상황에 맞물리면서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변화를 거부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보다 적극적·역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 장봉석 칼럼은 프레시안과 공동 게재합니다.

※ 장봉석 필자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이고 법학박사로, 사)치매케어학회 회장과 사)복지마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복지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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