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 21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주택에서 발생한 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야산으로 확산하고 있다.

야간 헬기 투입못해 속수무책…주민 600여 명 · 장병 1,800여 명 긴급 대피
최고수위 '3단계' 발령...서울과 인천 · 경기 등 6개 지자체 소방인력 고성 이동

[시사코리아저널=박철수 · 이경직 기자] 강원도 고성에 있는 주택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1일 오후 8시 21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산비탈 주택에서 난 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야산으로 확산하면서 마을 주민 600여 명과 22사단 장병 1,80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날 산불은 봄철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인 '양간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더워진 대기는 해마다 봄철 양양과 고성(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부는 양간지풍(양강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동해안을 초토화한 대형산불 발생 이후 꼬박 1년 만에 발생한 산불로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이 불은 1일 자정 현재 주택 3채를 집어삼킨 뒤 산을 넘어 도원리와 학야리 방면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건조주의보와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황이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이 난 곳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져 초속 10ｍ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불이 나자 고성군은 직원 소집령을 발령하고 산불예방전문진화대 등 진화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너무 거세 접근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시간이 야간이어서 소방헬기를 투입할 수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1일 자정을 넘기는 시간, 불은 고성군 토성면 도원 1 · 2리와 학야 1 · 2리, 운봉리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당국과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최고수위인 3단계를 발령하고 다른 지자체에 소방력 동원을 요청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6개 지자체 소방인력 10%가 우선 고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나머지 지자체의 경우에는 인력 5%가 이번 산불 진화에 투입되고 있다.

일단 소방인력 600여 명과 차량 225대는 고성군 삼포해수욕장 주변으로 이동 중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산림 당국은 우선 인근에 사는 주민 340여 세대, 모두 580여 명을 천진초등학교와 아야진초등학교 등으로 대피시켰다.

고성군은 북한과 인접해 있어 군부대가 밀집해 있다.
따라서 인근에 있는 육군 22사단 군부대 군인 1,800여 명을 고성 종합 체육관으로 대피시켰다.
또 군부대로 불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성군에서 소방차량으로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산불진화대와 공무원, 소방 등 인력 28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고성 산불과 관련해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산불 진화 방향을 예측해 필요 시 예상되는 지역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라"며 "야간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민가로의 확산 지연에 노력하되,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출 시 산불을 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헬기 등 진화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의 준비에 철저를 기하라"고 주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산림청장과 소방청장에 지자체, 경찰 등 유관 기관과 협조하고 진화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한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 총리는 아울러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한편,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을 기해 영동지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렸다.
소방당국도 대응 2단계를 발령했지만, 새벽 1시를 넘기면서 전국 소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3단계' 로 격상했다.

김연학 · 박철수 · 이경직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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