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는 거제지역 4·15 총선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민주당 문상모·무소속 염용하·통합당 서일준 예비후보,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무소속 김해연·통합당 김범준 예비후보, 통합당 김한표 의원을 대신한 유광덕 사무국장.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대우조선 매각을 반대하는 거제지역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이 노조와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내 힘이 더욱 실리는 분위기다.

대우조선 노조와 4·15총선 여야 및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5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대우조선해양 신상기 노조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예비후보, 미래통합당 서일준·김범준 예비후보, 무소속 김해연·염용하 예비후보가 함께했다.
3선 도전에 나설 미래통합당 김한표 의원은 국회 일정상 유광덕 거제사무소 사무국장이 대신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던 거제지역 여·야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마침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지역사회의 거센 저항에도 정부 정책에 반할 수 없다며 미온적이던 더불어민주당도 뒤늦게 동종사 매각 철회 여론에 힘을 싣기로 했다.

이들 후보들은 신상기 노조위원장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지역 경제의 40% 이상을 책임진 향토기업으로 매각은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실제로 대우조선 매각 발표 이후, 1년여 동안 선주들이 발주를 꺼리는 탓에 대우조선은 심각한 수주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아웃소싱, O/T(잔업) 제한으로 노동 현장은 병들고 있다"면서 "이는 곧 지역 내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 정부와 산업은행의 뜻대로 매각이 진행되면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의 블록공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1,300여 협력업체, 10만 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려 지역 경제가 파탄 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거제지역 4·15 총선 예비후보들이 대우조선 노조 신상기 위원장(가운데)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총선 예비후보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매각철회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여야, 당리당략을 떠나 노동자와 시민, 지역 경제의 파탄을 막아내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사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우조선 노조 신상기 위원장은 “예비후보들이 내세운 조선산업에 관한 공약들이 4월 15일 총선이 끝나고 당선자가 확정이 되더라도 구호만 외치다 끝나는 정책이 아닌, 진정으로 노동자와 지역민들을 생각하며 실천하는 정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문 낭독후 후보자들의 개인적인 입장을 묻자 미래통합당 김범준 예비후보는 “현 집권여당이 조선산업을 낙후된 산업으로 인식하는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김해연 후보는 “대우조선이 정상적으로 매각돼야 하지만, 지금 진행되는 매각은 특혜와 불공정한 매각이므로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 서일준 예비후보는 “1년2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야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게 유감이다"면서 "그동안 여야를 불문하고 똘똘 뭉쳤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아직도 거제시민들의 참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염용하 예비후보는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그동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면서 "정의를 외치는 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매각이 과연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동안 대우조선 매각 추진에 대해 확실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예비후보는 “지역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정부는 아직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저는 앞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표를 의식하지 않고 정부에 지역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소신을 전했다

신상기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 “노조에서 지난달 10일께 각 예비후보들에게 의사를 타진해 동참 여부를 물어 오늘 공동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면서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면 오는 5월께 국회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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