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여왕' 지원 따라 '안상수 거취'도 결정?
-평소 "누님" 부르는 김태호와 함수관계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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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지원할 지 역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내년 대선 전초전 처럼 번지고 있는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거취와도 직관돼 있어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 여부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 결과적으로 안 대표의 향후 진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내다보는 분위기다.<편집자주>
-동계올림픽 고문자격 강원 행보
박 전 대표는 지난 3월 2일 3년반 만에 처음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이라는 당내 공식 직함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이번 춘천행은 박 전 대표가 2007년 대선후보 경선후 처음으로 당내 직함을 갖고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 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2007년 7월 춘천에서 여러분과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지켜보던 순간이 기억난다"며 "여러분이 뜻을 모아주신다면 결코 세번은 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평창과 강원도가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면 강원도는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대한민국도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축사를 한 5분 동안 7번의 박수가 터져나왔고, 행사장 안팎에서는 지지자 200여명이 `박근혜'를 연호하며 사진을 찍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박근혜 열기'는 상상을 뛰어 넘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행사가 진행되는 1시간30분 동안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강원지사 예비후보들의 정견발표까지 모두 들었다.
박 전 대표가 축사만 끝나면 자리를 뜰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은 4.27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강원지사 선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그렇지만 박 전 대표는 선거와 관련된 발언은 일체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 지도부가 중심이 돼 치러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지율 2월 이후 상승세 지속 -
박 전 대표의 강원도 춘천 행보는 지지율과도 직관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2월 이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3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33.0%로 전 주(31.5%)대비 1.5%p 상승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창동계유치특위 고문직을 맡은 박 전 대표가 강원도를 방문하면서 특히 강원도(40.7%)에서 11.3%p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박 전 대표가 움직이니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유시민 원장이 14.8%로 큰 변동 없이 2위를 유지했고, 김문수 지사가 6.9%로 3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손학규 대표가 6.7%, 오세훈 시장이 6.1%, 한명숙 전 총리가 6.0%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정동영 최고위원(4.8%), 이회창 대표(4.3%), 정몽준 전 대표(3.6%), 노회찬 전 대표(2.5%), 홍준표 최고위원(2.0%), 원희룡 의원(1.5%)순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 강원도 다시 방문 '초긴장'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박 대표의 춘천 방문 후 "당 대표인 내가 올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박 전 대표 인기가 대단하시다. 평당원 아니신가"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박 대표가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넘겨준 `고토'를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은 25일 시사코리아저널과 통화에서 "물론 박 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를 방문하는 것이지만, 박 전 대표가 사실상 강원도 보궐선거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전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만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면서 "평창특위 고문 활동을 통해 강원도에 가는 기회가 많아지면 결국은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는 안상수 대표와 함께 오는 29일 강릉에서 열릴 계획인 당 평창올림픽유치특위 회의에 참석하고 `평창 올림픽 유치 D-99'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키로 해 재보선을 앞둔 `강원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 강원도 가지 마세요"
상황이 이러해지자 야당 측이 박 대표의 강원 방문을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23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또 강원도에 가는 것 같다"면서 "요즘 할 일이 별로 없으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차 대변인은 또 "핑계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간다고 하는 것 같지만, 누가 그것을 동계올림픽 유치차라고 생각하나. 강원도에 선거를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것이 대통령께 도움이 안 된다고 이렇게 말하던 분이 왜 이번 달 들어 강원도를 두 번이나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심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발끈했다. 안형환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해 강원도를 방문하는 박 전 대표에게 '할 일이 별로 없으신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은 올림픽 유치활동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변인은 또한 "박 전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 특위 고문 자격으로 강원도를 방문해 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태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논평은 평창 올림픽 유치를 바라는 강원도민의 열망을 무시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박 대표의 강원 방문이 정치권의 설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등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대표 필요한 안상수
안상수 대표가 강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그의 정치적 입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번 재보선에서 분당을과 강원지사까지 거머쥘 경우 당내 일각의 `안상수 회의론'을 털어내고 내년 총선까지 롱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렇지만 패배할 경우 `조기 전대론'이 불거져 나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말 실수 등으로 코너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당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안 대표로서는 이번이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자, 동시에 퇴락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강원지사 보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면서 "이번 재보선이 안 대표에게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안 대표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면서 한나라당 출마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박 대표를 좋든 싫든 자주 선거장에 얼굴을 내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구제역과 전세대란, 물가급등 등으로 선거 환경이 여권에 유리하지 않은 가운데 박 전대표의 도움을 기대하는 당내 일각의 기대와 맞물리고 있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선거 지원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중한 입장을 잘 아는 만큼 일방적으로 도와달라고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박 전 대표의 주변 인사들과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호와 박근혜의 함수관계>
청와대측과 친이계는 지난번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 추천 과정에서 친박계의 눈치를 많이 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눈에서 벗어나지 않은 인물을 찾느라 적지 않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서 낙점된 인물이 바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다. 김 전 지사는 박 전 대표를 지칭해 '누님'이라는 가까운 표현을 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이 있었던 해에 서울에서 경남향우회 신년하례회가 열렸을 때 박 전대표가 행사장에 늦게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당시 경남지사 자격으로 하례회에 참석한 김태호 전 지사는 연설의 절반 이상을 박 대표의 칭송으로 할애할 정도로 애정을 표시했다.
당시 한 참석자는 "김 지사가 박비어천가(朴飛御天歌)를 부르는 것 같다"면서 "경남향우회 신년하례회가 박근혜 대선 출마를 위한 자리처럼 됐다"고 의아해 하기도 했다. 김 전지사의 박 대표에 대한 애정 정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이같은 김 전 지사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가 고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해서 총리직 낙마 후 작심하고 경남에 돌아와 김해에서, 그것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아성에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김 전지사에 대해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친박계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박 전대표의 마음이 움직이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대놓고 지원을 한다거나 하는 일들은 없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지만 박근혜 효과를 아는 김 전 지사 측에서 당장 '노무현 바람을 대적할 역풍은 박근혜 바람'이라는 것을 모를리 없고, 당연히 박 전 대표를 활용할 방법을 연구.모색할 수 밖에 없어,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김태호를 지원하고 있다는 바람을 일으킬 어떠한 묘책이 나올지 궁굼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만큼은 주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자제를 해 왔던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4.27재보선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여권은 물론 야권의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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