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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치욕…사상초유 전직 대통령 출당 조치한국당, 박 전 대통령 ‘탈당 권유’ 최종 결정…‘보수통합’ 걸림돌 제거
  • 김연학 기자
  • 승인 2017.10.2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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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자유한국당 윤리위가 탄핵 7개월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 권유’를 최종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이 열흘 안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당 최고위 의결을 거쳐 자동 제명된다. 박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을 공개 선언했다. 한국당은 또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같은 처분을 했다. 이로써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은 걸림돌을 제거했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도 탄력을 받는 등 야권 재편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정주택)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을 권유하기로 의결했다.

징계사유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하여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라고 명시된 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1호·2호였다. 즉, 국정농단 및 탄핵 사태로 말미암아 당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를 든 것이다.

윤리위 규정 상 ‘탈당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자가 10일안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 처분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징계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최고위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열흘 이내에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제명 처분된다.

역대 전직 대통령 중 자진탈당이 아니라 당의 징계결정으로 탈당 권유, 즉 사실상의 출당 조치를 당한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재판거부’ 의사까지 표명한 만큼 윤리위의 징계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한국당은 당규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을 제명한 뒤 바른정당 내 통합파의 한국당 복귀를 추진하는 등 ‘보수대통합’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정치권 한목소리로 맹비난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비난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 권유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지른 국정농단으로 탄핵(3월10일)과 구속(3월31일)된지 7개월이나 지나 ‘자진탈당 권유’라는 뒷북대응을 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유린과 국정농단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도 하지 않았다. 보수 통합의 발판을 만들 정략적 판단으로 궁여지책이라는 국민들의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재판에 대해서는 불구속 당론을 정하고, 탈당은 탈당대로 하라는 식의 모호한 입장 역시 국민의 비판을 모면하기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야권 재편을 주도하는 바른정당은 홍준표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는 “바른정당 흔들기 카드”라고 못박았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의원들 몇 명이라도 빼내려고 하는 것이다. 합당할 마음은 없고 흡수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하 최고위원은 “일부 친박이 나간다고 해서 한국당의 낡고 어두운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며 “문제는 바른정당에도 한국당과의 합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김무성 의원이 적극적으로 11월 초중순 전당대회 얘기를 꺼냈다”며 “저는 김 의원 측도 정정당당하게 보수통합론을 내걸고 (전당대회에) 나와서 심판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보수통합론은 사실상 수구통합론”이라며 “한국당은 수구·극우·일베·탈세 이런 잡탕 정당”이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저는 오히려 바른정당 중심으로 혁신 대통합을 주창한다”며 “바른정당이 주도해서 한국당의 일부를 빼와야 한다. 국민의당에도 혁신적인 분들과 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박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을 쫓아낸다고 해서 한국당이 그들과 함께 저지른 과오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꼬리자르기만 하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정의당은 “최 의원과 서 의원은 한 차례 징계를 받고 당내통합이라는 지명하에 복권된 바 있다”면서 “이들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다시 징계하겠다는 것은 이번 결정이 얼마나 원칙없는 정치적 허울에 불과한 지 보여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되찾을 방법은 적폐청산과 국가정상화에 순순히 협조하고 그에 따른 죄과를 인정하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 “홍준표 나가라!”…친박의 반격 시작됐다

윤리위 발표 후 자유한국당 내 ‘친박 청산’ 후폭풍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 의결을 두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의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친박계의 반격이 본격 시작되는 분위기다.

최 의원은 국정감사차 외국 출장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1월에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한 번 내렸다가 홍 대표 본인이 복권시켜 놓고 또다시 같은 사안을 가지고 홍 대표의 요구에 따라 윤리위가 징계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독립성과 중립성을 망각하고 홍 대표의 꼭두각시라는 점을 입증하는 처사”라며 “코미디같은 윤리위 결정은 원천 무효이며 당연히 취소 돼야 마땅하다”고 반발했다.

침묵을 지키던 친박계의 맏형 서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 의원은 “현재 당 위기의 중심에 홍 대표가 있다”며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오만, 독선, 위선이 당원과 국민들의 염원을 무력화 시켰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최근 윤리위 징계사태는 설상가상”이라며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가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도 끄집어내 사퇴를 압박했다.

서 의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며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타당 대표는 그보다 훨씬 가벼운 혐의로 수사 중일 때 사퇴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품격 있고 깨끗한 지도자가 나와 그를 중심으로 당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대표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겠다”며 향후 원내외 친박계 세력을 규합해 ‘대표 사퇴 투쟁’에 나설 의지도 밝혔다.

◇ 홍, “내우외환 어려움 닥쳐도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

이에 홍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국회의원을 주머니 속 공깃돌 같이 다뤘다”며 “공천 전횡으로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를 만든 장본인이 이제 와서 출당에 저항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종교처럼 떠받들던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그는 무엇을 했는지, 구속돼 재판을 받을 때 구치소 면회라도 한 번 갔는지, 국민을 상대로 탄핵 무효 여론전이라도 주도했는지 한 번 물어보자”고 주장했다.

이어 “혼자 살기 위해 숨어 있다가 이제 와서 혼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참으로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며 “아직도 이 당에 자신의 공깃돌이 있다고 생각해 저항하는 모양인데 참으로 가련하기조차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당에 당신의 공깃돌은 없다. 더 큰 시련이 다가올 테니 조용히 그 대처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가는 길에 내우외환의 어려움이 닥쳐도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두 의원이 자진 탈당을 거부할 경우, 제명안을 의원총회에 부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서·최 의원에 대한 징계에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 의원이 적지 않아 이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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