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대담=김대우 부사장/ 정리=김연학 국장] 안동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다. 고택과 서책 등 생활문화 자체가 문화재이자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경북도청과 경북교육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안동은 경북의 새 중심도시로 우뚝 섰다. 도청 소재지라는 성장 동력을 발판으로 백신클러스터 조성 등 안동경제도 점점 활기를 뛰고 있다. 지난 연말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2020년 중앙선복선전철화사업이 마무리되면 전국 어디든 2시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교통망도 갖추게 된다. 그야말로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핵심도시로 자리하게 된다. 에듀테인먼트형 관광 상품을 선호하는 요즘 추세에 맞춰 다양한 전통문화 자원과 수자원을 활용해 세계적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관광전략도 추진되고 있다. 안동의 정신적 가치를 기반으로 21세기 정신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인성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사람중심 인문가치포럼’도 매년 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광복절 경축사에서 임청각을 예로 안동의 독립운동을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극찬하며 독립운동의 성지로서 자긍심도 충만해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이 권영세 안동시장과의 대담을 통해 경북 중심도시이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봤다.

권영세 안동시장.

지난해 도청이전을 마무리하고 신도시도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도시 조성계획을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경북도청 신도시는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원 10.96㎢에 걸쳐 2010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1단계 행정타운은 2015년 마무리돼 경북도청과 경북교육청 이전이 마무리됐다. 2단계는 2022년까지 주거와 상업업무시설, 테마파크, 의료시설, 복합물류센터 등 도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 3단계는 2027년까지 대학, 레저, 산업단지를 조성해 인구 10만 명의 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통미를 살린 경북도청 청사는 지난 한 해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세종시와 남악신도시, 내포신도시를 비롯해 혁신도시 등에서 공통으로 겪고 있는 고민이 원도심 공동화이다.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도청이전은 단지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뿐, 성공이란 등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원도심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저는 원도심과 신도심이 보완적 역할분담을 통해 상생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신도심은 경북도 균형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 거점으로 조성하고, 원도심은 도시재생사업과 상권 재편을 통해 도심기능을 활성화시켜 나가기 위한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원도심 활성화를 담당할 행정조직도 금년 초 새로 꾸렸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시재생사업과 안동역 이전에 따른 폐역사 부지활용, 낙동강 시민공원 명품화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시 상생발전의 열쇠가 될 직행로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안동의 문화들이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봉정사, 도산서원,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등록을 위한 노력과 의미 등을 설명해 달라.

전통의 온기를 간직한 안동은 한국을 품은 세계 속의 문화도시다. 세계유산 하회마을에 이어 ‘유교책판’과 ‘한국의 편액’이 세계기록유산과 아·태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안동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란 모델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내년 7월쯤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일원으로 봉정사가, 내 후년에는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 등재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봉정사와 서원이 등재에 성공하면 안동은 마을문화(민속문화)와 불교문화, 유교문화로 이어지는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들이 모두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유네스코 유산등재는 문화올림픽으로 비유될 만큼 치열하다. 한 지역 또는 국가의 문화적 우수성과 역량을 보여주는 척도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은 유형적 가치가 등재기준이 되고, 기록유산은 정신문화를 상징하며, 무형유산은 문화 창의성과 직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이 세 가지 카테고리를 완벽하게 보유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안동은 이미 세계유산 하회마을과 기록유산 유교책판을 보유하고 있어 인류무형유산만 등재되면 세 가지 카테고리를 완벽하게 보유한 최초의 도시가 된다. 우리시가 주도해 설립한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을 통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한국의 탈춤’으로 묶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펴고 있어 머지않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우)이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부사장(좌)과 특별대담을 가지고 있다.

천만 관광객시대를 열기 위한 방안은?

우리시 관광객은 약 6백만 명이 수준으로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하회마을 등 세계유산을 비롯해 그동안 지키고 가꾸어 온 관광자원을 잘 활용하는 한편, 가상체험(VR)과 증강현실체험(AR) 집적지를 조성하고 한옥, 한식, 한복, 한지를 복합한 체류형 체험단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3대문화권 사업 일환으로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선성현 문화단지와 유림문학유토피아, 전통빛타래길쌈마을, 146㎞에 이르는 유교탐방로 등은 고급 답사형 웰빙문화 체험이 가능해 신-한류 세계화를 당겨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임하호에는 캠핑장과 주차장을 갖춘 수상레저타운이 마련됐고, 낙동강 둔치도 슬립웨이를 설치해 수상스포츠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안동국제탈춤축제 기간 중에는 유명 관광지 탐방과 캠핑이 결합된 ‘안동 낙동강 캠핑 축제’도 갖는다. 이밖에 뮤지컬 왕의나라, 원이엄마, 실경수상 뮤지컬 이육사, 가무극 퇴계연가, 창작 오페라 아! 징비록 등 안동소재 공연을 통해서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안동은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중심지다. 요즘 들어 인문학 열풍과 함께 의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데 안동시 역할을 소개한다면.

미래학자 허만 칸은 “물질적 자본주의는 쇠퇴하고 유교적 자본주의가 이를 대신할 것”을 예측한 바 있다. ‘허만 칸’의 예측 대부분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시는 인간을 존중하는 안동의 전통적 가치를 기반으로 2014년부터 매년 ‘인문가치포럼’을 열고 있다. 스위스의 ‘다보스 포럼’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포럼이라면, ‘인문가치포럼’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찾는 정신문화 포럼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10월20일부터 22일까지 ‘선비, 삶을 노닐다’는 주제로 사흘간 열린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는 연간 10만 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하는 등 한국국학진흥원과 경북독립운동기념관, 병산서원, 예움터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신문화를 전하고 있다.

최근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청각을 비중 있게 언급했는데 복원을 계획하고 있는지?

임청각은 대통령의 언급처럼 우리 독립운동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반드시 복원되어야 한다. 우리시는 이미 문화재청과 협의해 임청각 복원을 위해 내년 5월까지 ‘임청각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임청각 복원은 자칫 늦춰질 가능성이 있던 중앙선복선전철화사업도 당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우리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임청각 원형복원과 함께 우리지역의 많은 독립운동 흔적을 발굴해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과 함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역사의 배움터로 만들어 가려 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우뚝 섰는데 올해 행사를 소개해 준다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모태로 1997년부터 개최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대한민국 대표축제와 명예대표축제를 거쳐 2015년부터 글로벌 육성축제로 선정돼 세계적인 축제 반열에 올랐다. 탈춤축제는 탈을 기본으로 인류의 보편가치인 평등과 평화구현을 주도하는 모범적인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달 29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탈춤축제는 유례없는 긴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참여형 축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볼리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외국공연단 12개국 13개 단체와 국내 12개 국가무형문화재, 마당극 등 80여개의 자유참가작이 주공연장과 축제장 곳곳에서 공연된다. 여기다 세계탈놀이경연대회, 대동난장 퍼레이드, 탈춤 따라 배우기는 물론, 안동의 민속놀이인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선유줄불놀이 등 안동민속축제가 함께 열려 볼거리와 놀거리, 체험거리들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삶의 활력을 주는 비타민과 같은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의미로  ‘비탈민 타임’과 마스크 버스킹 대회,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놀이단 윗플(With-Play) 등의 화려한 공연과 퍼포먼스도 즐길 수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절대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이다. 유례없이 긴 연휴 축제장을 찾아 탈춤과 함께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시길 주문한다.

시사코리아저널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저널지인 ‘시사코리아저널’을 통해 안동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데 감사드린다. 안동은 여러모로 복이 많은 지역이다. 우리 시민들은 ‘안동’하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는 긍지로 하나가 되어 있다. 웅도 경북의 중심도시 안동이 탄탄한 문화적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성원을 해 주었으면 한다. 여름의 노곤함을 달래 듯 푸르른 이파리가 하나둘 가을 색을 찾아 나서는 계절을 맞아 안동이 더욱 성숙하게 변화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시사코리아저널’도 정치, 사회, 경제를 대변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 정론지로서 우뚝 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대우·김연학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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