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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넘어 박근혜 대통령 ‘정조준’삼성그룹 첫 ‘총수 구속’…법원,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영장 발부
  • 김연학 기자
  • 승인 2017.02.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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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전격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다. 삼성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영장이 발부되면서 특검팀이 박 대통령으로 향하는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제 특검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만이 남았다. 박 대통령 측은 조사에 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직·간접적으로 특검 수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지만 특검은 이 부회장 구속으로 박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이달 28일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둔 특검은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를 발판 삼아 수뢰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 조사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7일 오전 5시35분께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지난달 19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결국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함께 청구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의 영장은 기각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 이재용 적용 혐의, 뇌물 공여·횡령·위증 등 5가지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가지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승마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 씨가 세운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은 최 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 씨가 세운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천800만원을 후원 형식으로 제공했다.

또 최 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에 보낸 35억원에는 단순 뇌물 공여 혐의를, 재단·사단법인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동계센터 후원금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 삼성 430억원, 뇌물 공여 및 제3자뇌물 공여 혐의

실제로 최 씨가 지배한 코레스포츠와 동계센터, 박 대통령과 최 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넘어간 돈은 총 255여억원이다.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아도 약속만으로도 성립해 특검팀은 삼성이 건네기로 한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 및 제3자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 지원금 35억원과 정유라(21)씨에게 제공된 명마 구입 대금 집행에는 특경법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에는 최 씨 지원을 위한 자금 집행을 정상적 컨설팅 계약 형태로 꾸민 행위가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가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 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사실상 강요에 따른 것이며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법원은 결과적으로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과 박 대통령의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사이에 대가성이 있다는 특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위증 혐의를 제외하고 같은 혐의가 적용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됐다.

한 판사는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사장은 삼성그룹이 최 씨를 지원하는데 실무적으로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최 씨를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최 씨가 삼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용 구속, 탄력 받는 특검수사…박 대통령만 남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특검팀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뇌물공여자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뇌물수수자로 간주되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도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특검 수사의 칼날은 보다 쉽게 박 대통령을 정조준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이 뇌물로 건넨 430억원이 박 대통령에게 직접 흘러갔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차명폰 통화내역이다.

박 대통령과 최 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10월25일까지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해 준 차명폰을 이용해 570여 차례 통화했다.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빈번하게 통화하며 지원 방식과 이에 따른 삼성 특혜 등을 조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 씨가 독일에 있던 지난해 9월 3일부터 10월 30일까지 통화 횟수는 127차례에 달한다.

이 시기는 국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의혹이 불거지던 시기이다. 특검팀은 박 사장이 이 기간동안에도 최 씨 딸 정 씨에게 우회지원 방식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명마(名馬) ‘블라디미르’를 제공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이에 범죄수익은닉 죄목도 추가했다.

다만, 행정법원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불승인 취소 신청을 각하함에 따라 차명폰 실물 입수는 어려워졌다.

특검팀은 남은 수사기간동안 박 대통령 대면조사 재추진과 최 씨 기소에 총력을 다 할 전망이다.

◇ 삼성그룹 총수까지 구속될 만큼 뇌물죄 사안 엄중

현재 특검팀은 박 대통령측과 대면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이 협상에서 특검팀은 ‘대면조사를 청와대 외부에서 진행하고, 일정을 공개하자’고 최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을 받은 청와대 측은 상당히 당혹스러워했으며, 일정 공개 여부를 놓고 특검과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이 협의과정에서 특검팀의 협상력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뇌물수수자로 지목받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면조사를 받으라’는 여론 압박이 보다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남은 1차 수사기간 만료까지 10여일이 남은 상황에서 수사 기간 연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수사 대상 방대한 만큼 특검팀 수사기간 연장해야

앞서 특검팀은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공식적으로 수사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수사 대상이 방대한 만큼 의혹 규명을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황 권한대행측은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 측이 야당이 임명한 특검 수사에 ‘정치적 편향성’ 등을 이유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상황에서 수사 연장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삼성그룹 총수까지 구속될 만큼 뇌물죄 관련 사안이 엄중하다는 인식과 마지막까지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쉽게 거부하기도 힘들게 됐다.

황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이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해 특검팀에 힘을 실어줄 수 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3명은 지난 6일 특검 수사 기간을 기존 70일에서 50일 연장해 최대 120일간 수사할 수 있도록 한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특검 연장과 관련해서 황 권한대행은 신청이 오는 즉시 입장을 밝혀달라. 연장 안 할 리가 있냐고 집권 여당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가 협상장에서 말했는데, 황 대행은 김 수석의 말에 대답해야 한다.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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