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O 세계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이은혜 선수(좌).

[시사코리아저널 이희내 기자] 땀을 흘린만큼 가장 대가를 얻는 정직한 스포츠 복싱. 70~80년대는 우리나라 복싱의 황금기였다. 지금은 건강을 위해 복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오직 챔피언이 되어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자신을 위한 삶의 투쟁이기도 했다. 오직 복싱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노년의 복서들은 이런 변화가 못내 많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한다.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지자 체육관을 찾는 이들도 줄었다.

세상은 변했다. 사람들은 전문적인 선수가 되기보다 취미나 체력 관리, 체중 감량을 위해 체육관을 찾는다. 그래도 그녀에게 타협은 없다. 요령은 없다. 땀을 흘린 만큼 대가를 얻는 가장 정직한 스포츠라 생각되는 복싱. 편법이 없는 관장의 엄한 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복싱체육관을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겨울로 넘어가는 11월. 대전의 한 체육관에서 WBO 세계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이은혜 선수를 만났다.
그녀 역시 젊은 세대답게 처음엔 다이어트를 위해 체육관을 방문했으나, 복서로서의 소질을 알아본 변교섭 관장이 선수로 그녀를 성장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헌신적인 힘을 이은혜 선수에게 쏟아부었고, 그녀는 WBO 세계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이 되었다.

대한민국 4전 5기의 신화로 통하는 전 세계챔피온 홍수환 선수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4년전 세계 챔피언이 되면서 홍수환씨 쪽에서 한국 복싱 부흥을 위해 먼저 연락을 해왔고, 지금은 좋은 선후배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사각의 링 위에 올라가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2분의 밀도.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고 성장한 사람들은 2분의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어서 복싱이란 운동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은혜 선수가 이번 달 26일 경기도 이천에서 세계타이틀매치 경기에 출전한다.

헝그리 정신으로 대변되던 복싱 투혼은 희미해졌어도, 여전히 정직한 땀의 의미를 알고 복싱에 매료된 이은혜 선수는 시대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쳐 체육관을 지켜온 지난 날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생으로 비유되는 사각의 링, 그 위에서 가장 정직하고 치열한 시간을 경험한 이들의 진짜 복싱 이야기가 오늘도 살아 숨 쉬는 이곳은 그가 인생을 바쳐 제일 사랑하는 복싱과 그것을 즐기는 복서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희내 기자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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