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검찰조사와 특검까지 수용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어제 최순실 씨가 중대한 범죄혐의로 구속됐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 201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모습. (사진=청와대)

박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 수사 수용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적이 없다. 방문, 서면, 소환 등 어떤 형태의 조사도 받은 전례가 없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이 박 대통령을 옥죄면서 결국 검찰 수사 수용까지 받아들이게 된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진정성을 갖고 검찰 수사를 받아들여 혼돈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고, 각종 의혹의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놓고 여야 평가 엇갈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놓고 여야의 평가는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였다.”고 평한 반면 야권은 “부족한 사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은 “검찰수사는 물론 특검수사에까지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내려놓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강한 의지와 진정성을 담은 호소였다.”고 평했다.

이어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정운영 2선으로 후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여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야권의 평가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2차 기자회견은 반성문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국정 농단과 마비의 총 책임자로서의 반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오늘 (박 대통려이) 진지하게 말씀하신 내용도 있지만 저 정도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세 번째 사과도 곧 나오리라 본다.”고 혹평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서 추진한 일’이라는 발언과 관련 “(좋은 의도였는데)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는 발언은 우리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댄 만큼 아프게 느꼈다.”며 “대통령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또 다른 세 번째의 사과를 요구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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