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광복의 역사를 만들고,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것은 결코 우연히 된 것이 아니었다.”며 이 같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그는 “조국의 광복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이념과 종교, 신분과 계층, 세대와 지역의 차이를 넘어온 민족이 하나로 뭉쳐 불굴의 투지로 이뤄낸 결과였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광복을 되찾아 대한민국을 건국한 선각자들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에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고 경쟁과 창의를 촉진하는 나라의 기초를 세웠다.”며 “우리는 이제 그 혼과 얼을 이어받아 자손만대가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취임 후 여러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이뤄낸 오늘의 대한민국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 자동차, 철강, 선박 같은 전통산업부터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제품에 이르기까지, 메이드인 코리아는 가장 우수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는 세계인이 열광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 중심지 파리에서는 빗속에서도 한국의 K-POP과 우리 문화를 만나기 위한 유럽 각국 젊은이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며 한껏 자랑스러워했다.

박 대통령은 “한 세기 전, 우리는 헤이그에서 밀서를 품고 이리저리 뛰어도 호소할 곳조차 찾을 수 없었던 약소국이었지만, 지금은 G20의 일원으로 세계 경제 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직접 참여하며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세기 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최빈국에서 지금은 경제규모 세계 11위, 수출규모 6위의 국가로 발전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혁신지수 세계 1위 국가로 평가받고 있고, 국가 신용등급은 프랑스, 영국과 같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고 그간의 눈부신 성장에 감격스러워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기적을 일궈내기까지 우리의 선조들은 가난 속에서도 모든 것을 바쳐 자식들을 교육시켰고, 부모님들은 머나먼 이국땅 캄캄한 지하갱도에서, 밀림의 전쟁터에서, 그리고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피땀을 흘렸다.”며 “그리고 이제 우리가 걸어 온 길과 우리가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세계가 따르고 배우고자 하는 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나가는데 대해 일침을 던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가고 있다.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법을 불신하고 경시하는 풍조 속에 떼법 문화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고, 대외 경쟁력까지 실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보다는 불신과 불타협,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들로 사회를 혼란시키는 일도 가중돼 가고 있다.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를 묶어버리고,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게 할 뿐”이라며 “이제 다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도전과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부진 속 우리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기업구조조정이라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며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화와 개혁을 통해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 간다면,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바탕으로,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왔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규제개혁과 신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 재도약의 발판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금 곳곳에서 조금씩 결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더욱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신산업 창출과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다. 신산업 창출은 곧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이 신산업 진출을 두려워해 머뭇거린다면 경제의 역동적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산업구조의 새 판을 짜는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 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 수준의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신산업 창출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까지도 언제나 새로운 도전에 주저 없이 나설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생태계를 확실하게 바꿔 나갈 것”이라며 “저는 창조경제 전략이야말로 우리경제를 세계경제의 선도국가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노동개혁에 대한 정당성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남 탓’을 하며 자신의 기득권만 지키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가 공멸의 나락으로 함께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경제의 고용절벽을 막기 위해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국가 생존의 과제”라고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주는 어려운 근로자의 형편을 헤아려 일자리를 지키는 데 보다 힘을 쏟아주시고, 대기업 노조를 비롯하여 조금이라도 형편이 나은 근로자들께서는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한걸음 양보하는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고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는 데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작금의 대북정세와 향후 강경책 유지를 강조해 1년 6개월여 남은 후반기 정책 방향을 가늠케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진정한 광복은 8천만 민족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더 이상 이산의 아픔과 고통이 없는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업이라고 믿는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한반도에서 핵과 미사일, 전쟁의 공포를 걷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땅의 평화는 물론,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면서 필요하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배체에 대한 정당성도 어필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역시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였다.”며 “저는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이런 문제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전적 남북관계 개선과 향후 평화통일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북한 당국에 촉구했다.

그는 “우리 국민을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하면 할수록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경제난만 가중될 것이다. 또한, 북한 당국은 더 이상 주민들의 기본적 인권과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당국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통 속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인류의 보편가치를 존중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범을 준수하는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통일전선 차원의 시도도 멈추기 바란다.”며 “북한 당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회유책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브라질 리우에서 선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의 도전과 위기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며 새로운 도약과 평화 통일의 시대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면서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해 오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의 젊은 선수들은 모두가 포기한 순간에도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않았고, 세계가 감동하는 기적의 승리를 만들어 냈다.”며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역전의 드라마야말로 '불가능은 없다'는 우리 한민족의 불굴의 DNA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슴에 품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간다면 지금 우리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먼 훗날 또 한 번의 위대한 여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 위대한 대한국인(大韓國人)임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힘을 합쳐 희망찬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를 놓고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은 “‘우린 할 수 있다.’는 굉장히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극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대일외교와 대북정책의 무능함을 맹비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말했고, 이것으로 끝나고 만족하는 게 아니라 우린 할 수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오늘 메시지는 71년간 이룩해온 광복 이후 이룩한 우리의 성과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긍지와 자부를 갖자고 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라며 “또 지금 여러 가지 국제적인 여러 어려움이 닥치고 있지만 다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고 하는 ‘위캔(We can)’ 이라는 두 가지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룩한 성과에 대해 긍지와 자부를 갖자, 앞으로 대한민국 통일 조국을 위해서나 여러 남북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어려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다, ‘위캔’ 이런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반면 추미애 더민주 당대표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대일외교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추 후보는 광복 71주년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대일외교는 외교라 부르기조차 참담하다. 일제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준 위안부 합의는 사상 최악의 외교참사였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일본이 그토록 꺼려하던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사업이 우리정부에 의해 중단됐다. 이제는 소녀상 철거만 남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지 나온다.”며 “박근혜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결코 용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문제와 관련 “더 이상의 무능도 무책임도 찾기 힘든 박근혜 외교의 결정판”이라며 “군사적으로 북핵 방어에 무용지물이고, 외교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우군이 돼야할 중국과 러시아를 떠나게 만드는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를 청·일·러의 사냥터로 전락시켰던 대한제국의 무능외교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에 평화를 되찾을 열쇄는 2017년 정권교체다. 안보에도, 외교에도 유능한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남북화해와 평화를 시대를 되찾겠다.”고 덧붙였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셋째 아들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한술 더 떠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정책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해서 최근에 대안 없이 왜 반대만 하느냐고 했는데 본인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균형외교, 남북 간의 대화를 처음부터 포기하고 남들에게 대안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 때부터 유지되었던 막연한 ‘북한 붕괴론’을 믿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을 제재만 하고 놔두면 무너질 텐데 (국내 반대 세력이나 중국 등이) 방해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정권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리도 없거니와, 무너진다고 해도 우리에게 굴복하고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북한 붕괴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사이비종교를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라며 “북한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엄청난 혼란이 있을 텐데 이를 감당할 대책도 없이 무너지기만 바라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문제는 대화를 하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북한을 움직일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우리가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주변 강대국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군사적 증강이 절대 평화로 이어지는 법은 없기 때문에 냉전시대가 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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