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김대우 부사장.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부사장] 지금 새누리당은 사실상 식물정당이다. 정당의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4.13 총선의 참패로 선장도 없고, 조직도 와해돼 있다.

지난 총선을 주도했던 친박은 ‘책임지고 자중하자’는 기류가 팽배하다. 4·13 총선 참패 직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는 “나부터 이번 총선 패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하나”라며 “공천 과정의 추태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새누리당 전체가 ‘침묵은 금’이라는 생각으로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실패의 책임 있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비박계 주장에 대해선 “비대위원장은 한시적 권한대행일 뿐”이라고 했다.

당대표 후보로 친박 내에서 거론되던 최경환 의원도 “대표 출마 같은 걸 입에 올릴 때가 아니다”며 “상당 기간 침묵하며 지낼 생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도 최근 비슷한 취지의 말을 친박계 인사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며칠 전의 일들이다. 총선 참패 직후 친박 진영은 잠시 ‘책임지고 자중하자’는 기류를 보이더니 보름 정도 지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권력 잡기에 나섰다.

친박의 유기준 의원은 지난 27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문종 의원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참이다.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도 약속했다. 일부에선 친박이 당권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술 더 떠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를 공격하면서 네 탓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 등에 대한 보복 공천으로 총선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친박이 다시 당을 좌지우지한다면 이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안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바뀐 게 없다는 실망감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친박마저 부화뇌동한다면 박 대통령과 여당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주문을 우습게 생각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지금 친박에게 당권이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당권을 탐냈다가 그나마 남은 민심도 떠날 것이다. 친박은 총선의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민심 앞에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고 또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대우 부사장  lora1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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