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김대우 부사장.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부사장]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및 원내대표 간 ‘청와대 5자 회동’의 후폭풍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을 놓고 날선 설전을 주고받으며 빈손으로 막을 내리면서 여야 간 대치가 더욱 첨예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5자 회동 이후 국정 교과서 문제를 둘러싸고 상대방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치열한 공방을 전개했다. 야당은 5자 회동에 대해 “국정 교과서 ‘괴담’ 진원지는 대통령”, “명박산성보다 높은 불통”, “한마디로 역사에 대한 무지”, “여우와 두루미 이솝우화 회담”과 같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국정 교과서 중단 요구를 ‘주홍글씨 선동’이라고 규정하면서 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좌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검인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국정 교과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국사편찬위원회와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잘해보자고 어렵게 마련한 자리가 오히려 정국을 냉랭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당장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의 강경일변도에 맞서 여당 역시 뜨거운 쟁점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힘에 따라 향후 정국 파행이 우려된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회기를 불과 며칠 남겨두지 않고 여야 간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된다. 가뜩이나 국회 정쟁에 밀려 외면됐던 각종 민생법안들이 국정 교과서 논란에 또다시 파묻힐 가능성이 짙다. 이래저래 애꿎은 국민들만 죽어나고 있다.

그나마 박 대통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계기로 형성된 연말 대치정국을 대국민 여론호소 및 지지층 결집 등의 방법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어서 다행스럽다.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치정국을 풀어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소통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와 ‘5자 회동’을 갖고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데 이어 오는 27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국민 호소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19대 국회가 마지막 회기를 맞은 만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직접 나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19대 국회 정쟁에 밀려 외면됐던 각종 민생법안을 조목조목 예로 들며 이들 법안의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앞선 5자 회동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활성화 법안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그래서 헌정사에 남는 유종의 미를 19대 국회가 거둬달라”고 강력히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정 교과서 논란도 문제지만 당장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은 청년일자리 창출의 핵심법안이다. 게다가 한중FTA 발표가 늦어지면 매일 40억 원의 기대 수출효과가 상실된다. 야당은 국정 교과서 논란을 빌미로 국익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억지가 아닌 논리로 대치정국의 해법을 찾길 주문한다.

김대우 기자  lora1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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