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기자] 그동안 ‘자진 사퇴는 없다’던 이 국무총리가 끝내 ‘성완종 리스트’의 파문을 넘지 못하고, 21일 새벽 1시께 심야 전격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취임 63일 만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오전 0시52분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통해 “이 총리는 4월 20일자로 박 대통령께 국무총리직 사임의 뜻을 전달했다. 사표 수리 여부는 대통령께서 귀국해서 결정하실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자 압박 발언’ 등 인사청문회에서의 잡음을 뒤로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월 17일 취임한 이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가 발견된 이후 11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63일간 재임한 역대 최단명 총리의 오명을 안게 됐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귀국 이후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총리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임을 감안해 사실상 사의 수용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한 이후에 이완구 총리에 대한 사의 수용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어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 내 주기 바라고 지금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의 사의를 반기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총리의 어려운 결단인 만큼 정치권은 이제 정쟁에서 벗어나 산적해 있는 개혁 추진과 민생경제 입법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등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 야당의 초당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4월 국회에서의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어 “사법당국은 성완종 파문 사태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국민들의 남아있는 의혹도 씻어 달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제라도 사의를 표명한 것은 더 이상의 국정혼란을 막게 됐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면서 “이완구 국무총리는 증거인멸 시도 같은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말고 당당하게 검찰수사에 응하라”고 강조했다.

김대우 기자  lora1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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