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채한범 기자] 새해가 밝은지 벌써 12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꺼지지 않는 담배와의 전쟁에서 여유로운 흡연자들은 없을 듯 하다. 미리 구입해 놓은 담배만 피우고 끊느냐 아니면 너도 나도 목에 악세사리 마냥 걸고 다니는 전자담배로 바꾸느냐면서 고민에 고민을 한다.

성인들의 이같은 고민에 청소년들은 구매도 힘들고 큰 금액을 지불하며 피우는것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어둑해진 학교 운동장안에서는 열심히 흡연을 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아마도 청소년들은 담배 가격과 금연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듯 보인다.

▲ 담뱃값 상승 후 일부 담배 소매점에서는 청소년들의 담배 훔쳐가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담배를 진열하지 않고 숨겨놓고 판매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담배 소매상들은 가격 상승으로 더 이상 진열을 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진열장에 진열했더니 한눈판 사이에 청소년들이 훔쳐간다"라고 말했다. 담뱃값 상승으로 이젠 어린 청소년들이 구입보다는 훔쳐가는 빈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어느 구멍가게엔 노부부가 담배 한갑, 막걸리 한병씩 판매하며 근근히 생활한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근처에 큰 슈퍼가 없어 살만했지만 50m 앞에 위치한 대형 슈퍼가 생긴 뒤로는 아침 일찍 일 나가는 일용직 아저씨들에게 막걸리 몇 병에 담배 몇 값 팔아서 근근히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도 어려워졌다며 하소연을 했다. "담배 한갑 팔면 300원이 남는데 청소년들이 들어와서 내가 보는 앞에서 훔쳐간다. 그러면 내가 뒤쫓을 힘도 없고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다. 이렇게 한갑만 훔쳐가도 우리에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전부터 가끔씩은 훔쳐갔지만 담뱃값이 오른 뒤로는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부부가 내린 결론은 방안에 놔두고 손님이 찾으면 담배를 판매한다고 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담배 가격을 올린 뒤로 흡연자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직접 만들어 피우는 담배, 말아피우는 담배, 전자 담배 등을 통해 정부의 정책과는 다른 길을 찾고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흡연 문제는 점점 사각지대로 내몰리는게 현실이며 이 같이 또 다른 범죄의 그늘로 안내하는게 아닌지 의문만 든다.

정부의 국민 건강을 위한 목표대로 청소년들의 금연에도 보다 적극적이며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한범 기자  francesco-4@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