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국어는 그 나라의 상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공식석상에서 발언을 한때는 그 나라의 언어를 격조 높게 구사해야만 한다. 어느 지도층 인사는 공식석상에서 축사를 하는데, 뜻도 잘 모르고 출처도 불명확한 엉터리 외래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 정말 듣는 사람이 부끄러워 숨고 싶을 정도였다.

최근 열린 정부 부처 대변인협의회에서 각 부처가 보도 자료 쉽게 쓰기 등, 공공기관의 쉽고 바른 언어 쓰기 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과 정부 사이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각 부처 대변인이 이해하기 쉬운 보도 자료 쓰기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매년 한글날을 전후로 쉬운 언어 사용 우수 부처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또 각 부처로부터 해당 분야의 전문용어 개선안을 받아 이달의 전문용어 개선안을 선정하고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공공기관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쉬운 공문서 쓰기 관련 기본 지침과 세부 지침 4월과 12월 달에 만들어 배포 한다고 한다.

이런 훌륭한 우리의 고유의 언어를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소중함과 편리함, 그리고 품격 높은 사용방법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부장관, 그리고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공공 행사에서 인사말, 축사. 격려사 등을 할 때 영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외래어의 경연장처럼 많은 외래어를 나열하고 있다.

최고의 지성과 정확성을 자랑하는 법조계의 판결문, 기소장, 그리고 수사에 필요한 송장내용을 보면 그 동안 학교공부가 무엇을 가르쳐 주고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의 나열을 보았을 때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스웨덴에서는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정부가 솔선수범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쉬운 영어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을 위한 정책이 더욱 쉬운 말로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제발 올해부터라도 지도층 인사들이 한글 바르게 쓰는 것을 솔선수범해서 내년의 한글날은 부끄러움이 없이 기념할 수 있도록 하게 되었으면 한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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