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올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의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포드의 먼로 골프장(파72·671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우승상금 37만5000달러) 4라운드 마지막 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브리타니 린시컴(29·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접전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라운드를 린시컴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린시컴에 1타 뒤진 채 먼저 경기를 마쳤지만 린시컴이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내는 바람에 연장에 돌입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켜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5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신예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박인비는 아픔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다.

지난해 카트리오나 매튜(45·스코틀랜드)와이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박인비는 올해도 연장 우승을 차지해 이 대회와의 각별한 연을 이어갔다.

올시즌 2번째 우승을 신고한 박인비는 우승 상금으로 37만 5000달러(약 3억8200만원)를 챙겼다. LPGA 투어 통산 11승째이자 메이저 대회 5번째 우승이다.

앞선 3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조리 미국 선수에 내줬던 태극낭자들은 이날 박인비의 우승으로 어느 정도 자존심을 회복했다.

아울러 지난주 이미림의 우승에 이은 2주 연속 한국인 우승의 기쁨도 만끽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4번홀에서 첫 버디를 신고했지만 7번홀(파4) 보기로 1타를 까먹으면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세 번째 샷을 홀컵 50㎝ 이내에 붙이고도 파퍼트가 흔들렸다.

앞선 6번홀에서 린시컴이 보기를 낸 덕에 7번홀을 파로 막아도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계속해서 퍼트 난조에 시달리던 박인비는 12번홀에서 버디를 내면서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고, 1타 차를 유지하면서 막판 역전 기회를 엿봤다.

17번홀(파4)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두 번째 샷을 홀컵 4~5m 뒤에 떨궜지만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궜다. 자로 잰듯한 박인비 특유의 정확한 퍼트였다.

자신감을 되찾은 박인비는 까다로운 18번홀을 파로 막아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선 홀에서의 퍼트감을 유지한 박인비는 4m 남짓의 파퍼트를 성공했다.

박인비는 린시컴에 1타 뒤진 채 경기를 먼저 마감한 뒤 결과를 기다렸다.

1타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린시컴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불안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장으로 끌려갔다. 그린 끝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짧았고, 파퍼트는 홀컵을 지나 보기를 냈다.

상승세의 박인비는 흔들린 린시컴을 상대로 연장 첫 홀에서 값진 우승을 따냈다.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노리던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첫 우승의 기쁨을 맛 본 이미림은 이날 2타를 잃어 최종합계 5언더파 284타 공동 6위로 톱10에 성공했다.

1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섰던 이미나(33·볼빅)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시즌 2승을 보유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는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아자하라 무뇨스(27·스페인)와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 펑산산(25·중국) 등과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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