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우 취재본부장.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취재본부장]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윤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5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권 총장은 지난 6월 장병 5명이 사망한 22사단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최근 윤 일병 사망 사건까지 일련의 부대 내 사고를 겪으면서 거취를 고민해오다 결국 이날 국방부 청사를 찾아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군의 고질적인 병영 문화가 권 총장 하나 옷 벗는다고 쇄신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윤 일병 사건에서 드러난 범죄 행위만 놓고 보면 근본적인 대책마련 없이는 그리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가 않다.

그들의 악랄한 행위를 보면 가해자들은 윤 일병을 24시간 감시했다. 윤 일병이 자신의 부모님과 통화할 때 이런 사실들을 알릴 수도 있었지만 이 것 마저도 감시했다. 이들은 올해 초 윤 일병이 자대 배치된 뒤 부대 내 운동회가 열려 부모님을 초청하기로 돼 있었는데 마일리지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윤 일병 부모님의 방문을 막는 등 제왕적 권력을 휘둘렀다.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그들 중 이 모 병장은 ‘우리 아버지가 깡패다. 이런 걸 알리면 너희 아버지 사업을 망하게 하겠다. 그리고 너희 어머니를 섬에 팔아버리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윤 일병은 전입 2주를 넘어서자마자 가혹행위를 받아왔다. 사망하기까지 약 35일 동안 하루에 90회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병들은 윤일병이 ‘말을 잘 못한다’, ‘어눌하게 한다’, ‘대답을 늦게 한다’, ‘말대답을 한다’, ‘소리를 내서 먹는다’, ‘다리를 전다’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집단 폭행을 가했다. 폭행당한 무릎이 부어서 무릎의 형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신기하다고 때리거나, 잠도 재우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두세 시간 동안 기마 자세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얼굴과 허벅지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푸라민을 처방하면서 윤 일병의 성기에까지 발라 성적 수치심도 줬다.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2~3시간씩 기마 자세로 벌을 세워 잠을 못 자게 했는가 하면, 윤 일병이 숨진 뒤 범행을 숨기려고 증거를 없앴다.

치 떨리는 이런 악행이 바로 대한민국 군대에서 자행되고 있었다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윤 일병의 희생을 거울삼아 더 이상 제2의 윤 일병 같은 불행한 대한의 자식이 생겨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병영 문화 쇄신을 기대해 본다.

김대우 취재본부장  lora1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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