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세월호 원흉’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가 돼 돌아왔다. 그것도 길바닥에서 노숙자 행세로 객사했다. 파란만장했던 한 인간의 쓸쓸한 주검 앞에 다소 인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수백 명의 어린 생명들이 바다 속에 생매장 됐다는 사실은 그런 인정도 메마르게 한다. 무려 294명이 사망했고, 단원고 학생 5명과 교사 2명, 일반인 3명 등 모두 10명이 아직도 어두운 바다 속에 잠겨 있다. 그의 죄 값이 죽어서도 용서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그의 사체는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매실밭에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날 변사체를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서는 행려병자로 지레 판단해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고 한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순천지청 검사에게 관련 기록을 보냈는데, 검사 역시 아무 생각 없이 ‘부검 후 시신은 유족에게 넘기라’며 통상적인 지휘만 하고 끝내버렸다. 도대체 얼마나 더 무능할 수 있을까? 탄식이 절로 나온다.

유 전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되기 이틀 전인 지난달 10일 검경은 군과 안전행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하는가하면 밀항을 막기 위해 해군 함정까지 동원하는 법석을 떨었다. 유 전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된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전국에서 반상회도 열었다. 눈앞에 그의 사체를 두고도 ‘유병언 유령’만 쫓다가 결국 42일이 지나서야 행려병자로 판단해 단순 변사 사건 처리한 그가 바로 유 전 회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의 생포 실패는 세월호 침몰 직후 해경의 구조 실패에 이은 또 한 번의 공권력 실패다. 허술한 초동 대처로 세월호 사고 희생자 규모를 키운 해경의 행태보다 더 한심하다. 시신 발견 장소는 5월 25일 검찰이 유 전 회장을 놓쳤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 별장에서 불과 2.5㎞ 떨어진 야산이다. 경찰은 검문소를 설치하고 8116명을 동원해 부근을 뒤지고 다녔다. 경찰관들은 눈만 뜨고 있었지 넋을 잃고 건성으로 근무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밥버러지들에게 국민혈세를 받쳐야 한다는 현실이 원통할 따름이다.

이환수 발행인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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