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인식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서에 대한 재가 여부를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귀국한 뒤 검토해 결정키로 했다.

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수행 중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로 출발하는 기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수석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며 “총리와 장관 임명동의안 및 청문요구서는 귀국해서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지금 순방중에는 경제적·외교적으로 중요한 발표를 할 것들이 많다”며 “이번 (순방에서는) 외교적·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고 총리와 장관의 임명동의안은 귀국해서 여러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재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을 나서고 있다. 17일로 예정했던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 국회 제출 시기는 연기됐다. /뉴시스

그러나 당일에도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가하지 않았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시간을 1시간25분가량 초과해 국회 의안과의 의안접수 시간을 넘기면서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이날 전자결재를 통해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재가를 할 것인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국 미뤄졌다.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및 청문요청서의 재가를 귀국 이후로 미룬 것은 순방 중에 정상외교에 집중하는 동시에 시간을 두고 문 후보자를 둘러싼 민심의 향배를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귀국 후 재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자체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으로 남게 됐다.

여기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결단을 촉구하고 있어 문 후보자로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서청원 의원은 “당과 국민을 위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모두에게 부담주지 않고 (사퇴)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스스로 퇴진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당초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던 김무성 의원 역시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문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김상민, 하태경, 김영우 의원 등이 문 후보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문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까지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임명동의안 재가가 최소 나흘 이상 연기됨에 따라 문 후보자가 금명간 중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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