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장기영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이 공식 개막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열었다. 2014브라질월드컵이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개막전(브라질-크로아티아)에 앞서 개막식을 갖고 다음달 14일까지 열전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행사는 ‘태양의 서커스’ 연출가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프랑코 드라고네 감독이 연출했다. 개막행사는 1막 자연을 향한 찬사를 시작으로 2막 인간을 향한 찬사, 그리고 3막 축구를 향한 찬사 등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1막 자연을 향한 찬사에서는 브라질이 자랑하는 아마존강과 판타날 습지 등이 다양한 소품과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묘사됐다. 2막 인간을 향한 찬사에서는 브라질이 자랑하는 삼바 등 다양한 춤과 베림바우 등의 전통악기 등이 소개됐다. 마지막 3막 축구를 향한 찬사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브라질월드컵 32개 출전국 국기를 가슴에 단 소년들이 실이 달린 공을 일사분란하게 차는 재주를 부렸다. 이후에는 브라질의 팝스타 클라우디아 레이테 그리고 제니퍼 로페즈, 핏불 등 세계적인 인기가수가 월드컵 공식 응원가 ‘We Are One(위 아 원, 우리는 하나)’을 열창했다. 브라질은 개막식 공연을 준비하는데 800만 달러(약 81억원)를 쏟아 부었다. 아데나 데 상파울루를 뜨겁게 달군 개막식이 끝난 후 이날 오전 5시부터 시작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A조 조별리그 1차전 및 개막전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은 31일간의 ‘축구전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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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오전(한국시각) 2014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뉴시스 | ||
▲환경 적응·조직력 강화 총력
“선수들의 적응 속도에 따라 훈련 성과가 달라질 것이다. 빠르게 적응하길 기대한다.” 홍 감독은 마이애미 입성 이틀 만에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의지를 드러냈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두 차례 훈련을 펼치며 선수들의 혼을 뺐다. 시차는 물론이고 마이애미의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적응되지 않았지만 강도는 점점 세지기만 했다. 이유가 있다. 홍 감독은 “시차 적응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날씨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훈련 성과가 달라진다”면서 “가능하면 시차와 기후는 빨리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자연스레 훈련 외에 숙소 생활에서도 ‘브라질월드컵형’ 몸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 중이다.
골키퍼 정성룡(29·수원)은 낮에 주어진 휴식시간에 잠이 쏟아지지만 시차 적응을 위해 일부러 자지 않는다. 전체 23명 중 유일하게 홀로 방을 쓰고 있어 잠을 이겨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그 시간에 본선에서 만날 상대국들의 영상을 돌려보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식사 후에는 산책으로 기분을 풀기도 한다. 몇몇 선수들은 고온다습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아예 에어컨도 가동하지 않는다. 마이애미는 6월 최고 기온이 평균 30.9도다. 그러나 습도가 70%로 높아 느끼는 불쾌지수는 상당하다.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를 쿠이아바와 비슷한 기후 환경이다. 또 마이애미와 쿠이아바는 시차도 같아 적응 무대로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승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경기력이다.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홍 감독은 수비 조직력과 빠르고 정확한 공격 전개에 포커스를 맞췄다. 수비의 패턴과 압박의 방식, 간격 조절 등 세밀하게 챙길 부분이 많다. 주장 구자철(25·마인츠)은 “공격수에게까지 전개하는데 있어서 선수들끼리 서로의 리듬과 팀의 리듬을 맞추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영(29·아스날)은 “공격을 전개하는 법, 포지션별로 움직이는 부분에 대한 것 등을 위주로 훈련을 했다. 모든 선수들이 정확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조직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홍명보 머릿속엔 러시아뿐
월드컵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기록이 말해준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프랑스월드컵을 포함해 최근 4개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 승리 팀이 16강에 진출한 확률은 84.7%에 달한다. 46개국 중 39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비기면 58.3%다. 36개국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비겼는데 이중 21개국이 16강에 올랐다. 패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뚝 떨어진다. 첫 경기에서 패한 팀이 16강에 오른 경우는 4개 대회 통틀어 4차례에 불과하다. 8.6%의 희박한 가능성이다. 본선에서 처음 만나게 될 러시아전 결과가 사실상 브라질월드컵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 심리적 안정과 함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지만 패하면 낭떠러지다. 홍 감독이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모든 초점을 맞춘 이유다. 홍 감독은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 모든 일정과 초점을 맞췄다”며 “다른 2경기도 있지만 첫 경기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의 월드컵을 봐도 첫 경기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8위로 한국(55위)보다 한참 위다. 지난해 11월 평가전에서도 1-2로 역전패했다. 엔트리 전원이 자국리그 출신으로 구성돼 조직적인 면이 강점이다. 어찌 보면 홍명보호 입장에서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타입일 수 있다. 그러나 목표인 8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꺾어야 한다. 최소한 비겨야 한다. 러시아는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를 기본으로 깔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함을 준다. 그러나 역습 한 방이 있다. 또 우월한 체격을 앞세운 세트피스 처리 능력도 탁월하다. 후반 30분 이후에 나타나는 체력저하는 약점이다. 승패의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러시아도 한국과의 첫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안다. 세계적인 명장인 파비오 카펠로(68) 러시아 감독은 “구체적인 월드컵의 목표보다는 한국과의 1차전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11’ 치열한 경쟁
마이애미에서 실시한 최종 전지훈련은 베스트11 경쟁을 위한 마지막 장이됐다. 그러나 3월 그리스, 5월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통해 주전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봉와직염을 치료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박주영이 유력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후보다. 구자철이 뒤에서 지원하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22·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 조합이 배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 감독의 전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에는 붙박이 기성용(25·스완지시티)에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이 파트너로 유력해 보인다. 포백 라인에서는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가 중앙에서 호흡을 맞출 게 유력한 가운데 왼쪽 풀백은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소속팀의 승격 플레이오프 일정 탓에 합류가 늦었던 윤석영(24·QPR)과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의 대체자로 마이애미 출국 직전에 합류한 박주호(27·마인츠)가 경쟁 중인데 누가 주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오른쪽 풀백은 이용(28·울산)이 유력하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24·울산)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정성룡이 낄 것으로 보인다.
장기영 기자 j32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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