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최성국 기자] 여야의 명운을 가를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현 시장이 격돌한다. 정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중 최다선인 7선으로 26년 정치 인생 대부분을 비주류로 보냈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을 발판삼아 비주류에서 주류의 제왕으로 군림하려한다. 여기에 맞서는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를 거쳐 ‘1세대 시민운동가’로 명성을 떨친 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박 시장은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시장직 재선에 도전하며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이 지방선거 최대 빅매치인 서울을 비롯,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의 판세를 들여다봤다.

▲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수락연설하는 정몽준(왼쪽) 의원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의원과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여야의 명운을 걸고 서울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박 시장을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한 가운데 12일 새누리당이 7선의 정 의원을 후보로 선출하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현직 시장과 현역 최다선 국회의원 출신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특히 두 후보는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기 때문에 두 후보 중 어느 한 쪽이 승리하더라도 정치적 의미가 상당하다. 박 시장이나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재선 혹은 서울 탈환이라는 공을 세움으로써 누구라도 단숨에 각 당에서 대권 후보로 발돋움 할 확률이 커서다.

개인 간의 대결뿐만 아니라 여야의 명운도 달렸다.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라는 상징성을 지녔을 뿐 아니라 선거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에 따라 여야는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대리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여당’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묻겠다는 ‘야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지하철 충돌 사고 등 ‘안전사고’ 변수가 서울시장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이전 정 의원의 지지율은 박 시장에 크게 뒤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모두 박 시장이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각 캠프에선 ‘안전’을 핵심 선거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지하철 추돌사고, 현대중공업 가스운반선 폭발사망사고에 대한 안전문제가 부각되면서 ‘안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 시장은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와 관련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며 "노후된 전동차와 시설을 완전히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고 시장에 당선되면 노후 차량 및 시설 교체를 위해 임기 중 예산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정 후보가 1조원 투입공약을 제시하면서 안전문제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재벌 대 서민’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은 정 의원 아들의 ‘미개’ 발언까지 더해 정 의원의 재벌 이미지를 파고들 전망이다.

◇경기지사…남경필 vs 김진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68)과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50)이 맞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같은 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출신인 남경필 후보는 수원 소화·경복(서울)초등학교, 서울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58회), 연세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다. 경기도 연백 태생인 김진표 후보는 수원 서호·매산초등학교, 수원중학교, 경복고등학교(41회),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 모두 수원중앙침례교회에 다니는데, 김진표 후보는 장로, 남경필 후보는 집사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6·4 지방선거 최대 선거구인 경기도에선 교통난 해결과 세수 확보 등 지역 이슈와 함께 전국적 쟁점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여당 쇄신파인 5선의 남 의원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김 의원. 앞선 여론조사 결과 남 후보가 김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파장 속에서 열리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앞으로 정국의 변화와 선거운동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예측불허의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인천시장…유정복 vs 송영길

인천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 소속 송영길 시장의 재선 도전에 현 정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친박 핵심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맞서고 있다.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선거는 6·4지방 선거의 승부를 가른다는 점에서 사활을 건 여야 대결이 불가피하다.

현 인천시장 선거 판세는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나빠지면서 유정복 후보가 고전하는 양상이다.

지난 8일 유정복 후보가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송 후보가 다소 앞서 나가거나 오차범위 밖에서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침몰 이전인 지난달 조사에서는 현직 시장인 송 후보와 유 후보의 차이가 박빙의 접전이었지만, 이후의 양상은 송 후보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최초로 6·4지방선거 야권연대가 인천시장 선거에서 성사되면서 판세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난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한 기초단체장, 광역의원들의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의당 인천시장 예비후보가 사퇴하고 송영길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 양당 인천시당은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단체 등과 공동정책공약을 발표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즉각 “또다시 나눠 먹기식 연대인가”라며 “차라리 합당을 하라”고 강력 비판했다.

인천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유 후보가 탈환을 자신하며 뛰어든 곳이어서 여당으로서는 최대한 지원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지사…윤진식 vs 이시종

중원인 충북도지사 선거도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 윤진식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새정치연합 이시종 현 충북지사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윤 후보와 이 지사는 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행정고시를 거쳐, 관료로 재직한 것까지 닮은 50년 지기인데, 지금은 탈환이냐, 수성이냐를 놓고 공방전이 치열하다.

앞서 2008년 총선 충주 국회의원직을 놓고 이 지사가 승리한 바 있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서 이 지사는 야당 도지사가 됐고, 충주 보궐선거서 윤 후보가 승리해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두 사람은 그간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으나 지난 8일 이 지사가 예비 후보로 등록하면서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세만 놓고 보면 박빙이다. 지지율에서 박빙을 보인 두 후보는 공약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최근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안전 공약’을 1순위로 내걸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충북에서 우암상가 붕괴, 충주호 유람선 화재, 청주공단 내 유해가스 누출 등의 사고가 나 도민이 불안해했다”며 “‘안전 충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윤 후보는 △도내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안전도시 인증 취득 △도지사 직속 재난안전관리 부서·위기관리 정책보자관 신설 △유해화학물질 배출기업 특별관리 △지역시민 환경감시당 운영 등을 약속했다.

▲ 6.4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왼쪽)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안전충북 실현’을 위해 △소방인력·장비 강화 △개방형 위기 관리전문보좌관 설치 △충북위기관리센터 설립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안전 다음의 정책공약에선 두 후보의 성향을 반영하듯 차이를 보였다.

윤 후보는 국가대표 경제도지사를 표방하며 경제개혁 3개년 계획과 신성장 동력 발굴 등 경제 관련 정책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반면 이 지사는 행복도지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시골마을 행복택시 운영 등 복지관련 공약으로 주요 정책 공약으로 제시했다.

◇충남지사…정진석 vs 안희정

충남지사는 새누리당 정진석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 안희정 현 지사가 맞붙는다. 안 지사에게 정 후보가 도전장을 낸 모습이다.

정당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경우 잃었던 영토를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모처럼 획득한 중원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두 사람의 대결은 친박 대 친노 간 대결로 귀결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가 관건이다.

안 지사 입장에서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권도전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정 후보와 새누리당 측에서는 안 지사를 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양상이다.

고려대학교 동문인 안 지사와 정 후보는 당선될 경우 김종필, 이회창, 심대평 등으로 대표되는 충청권 정치계의 거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뒤 도지사에 당선된 안 지사와 16대부터 내리 3선을 하고 국회 사무총장까지 지낸 정 후보의 맞대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종시장…유한식 vs 이춘희

세종시장은 새누리당 유한식 현 세종시장의 아성에 새정치연합 이춘희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2년 세종시 출범을 위해 19대 총선과 함께 치러졌던 초대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당시 자유선진당 소속의 유 시장이 민주통합당 후보 소속 이 전 차관을 20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2년 전에도 박빙승부를 펼쳤던 두 사람은 6·4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유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과 함께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기군수부터 초대 세종시장까지 시정을 이끌어 온 힘을 부각시키며 세종시 원주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세월호 침몰 참사로 전국이 애도 분위기에 놓여 있던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경고’ 조치를 받은 점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 전 차관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역임하며 세종시 설계의 최일선에 있었다는 점과 함께 국토부 차관이라는 이력을 통해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췄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패했던 경험이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고개를 들고 있는 ‘정권 심판론’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큰 이슈가 없는 이번 선거에서 세종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중앙부처 이전으로 인해 늘어난 신도시 인구, 즉 이주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장…박성효 vs 권선택

대전은 새누리당 박성효 전 대전시장과 정무부시장을 지낸 새정치연합 권선택 전 의원이 맞붙는다. 여당의 ‘수성’이냐 야당의 ‘탈환’이냐가 관심사다.

두 사람은 1살 차이의 대전 토박이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와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박 후보가 대전고 52회, 권 후보가 53회로 막역한 사이다. 대학교도 나란히 성균관 대학교에 진학했고 모두 행정고시(권20회·박2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정계에 입문하기 직전 둘다 대전시 부시장을 지낸 이력도 있을 만큼 행정력 측면에선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다.

대전시장 도전을 위한 두 사람의 행보도 유사하다. 정치적으로는 염홍철 현 시장이 공동의 적이란 점도 이채롭다. 권 후보는 두 번에 걸쳐 시장직 도전을 시도했으나 두 번 모두 염홍철 현 시장에게 원치 않는 양보를 해야만 했고 3번째 도전 끝에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박 후보도 이번 시장선거가 3번째 도전이다. 박 후보는 2006년 선거서 염 시장에게 승리했다가 2010년 리턴매치에선 염 시장에게 패배한 전력이 있다. 염 시장의 출마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속에서 그는 현역차출 불가론과 염 시장의 노병찬 후보 배후지원설을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경선을 통과했다. 세간에선 두 사람 모두 ‘시장병’을 앓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있다.

두 사람 모두 국회의원을 거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권 후보는 열린우리당과 자유선진당에서 각각 한 차례 승리하면서 재선 의원과 원내대표까지 지냈고 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패배 후 2012년 총선에 나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최고위원까지 지냈다.

지역 정가에선 두 사람의 판박이 이력이 비교우위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선거전에 어떻게 작용할지 벌써부터 관심사다. 공통분모가 많은 상황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만한 결정적인 수를 찾아내는 게 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캠프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TV토론회 등에서 상대방을 공략할 소재발굴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시장을 한 차례 지낸 박 후보가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고 전망하는가 하면 한편에선 세월호 참사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대전은 여야가 5대 5로 표를 나눠가졌다는 점을 미뤄볼 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공존한다.

◇강원지사…최흥집 vs 최문순

강원도지사에는 정무부지사와 강원랜드 사장을 지낸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와 새정치연합 최문순 현 지사가 맞붙는다. 여당 후보가 확정되기 이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최 지사가 새누리당 예상 후보들에게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새누리당 후보 확정 이후에는 그 격차가 줄어들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최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유치 등의 그간의 도정 성과를 내세워 강원도 ‘수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최 지사의 대항마로 나선 최 후보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재직 당시 요직을 역임하며 쌓은 행정전문성과 강원랜드 사장으로 재직하며 얻은 전문경영인 경험 등을 내세워 맹추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보다 격차를 좁혀 강원지사 탈환 총력전을 벌일 기세이고, 현역 프리미엄의 최 지사는 지지층을 최대한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팽팽한 선거전 속에서 새누리당이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의 2010년 3선 임기를 끝으로 잇따라 민주당에게 내준 강원도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이계진 아나운서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이광재 후보에 참패했고, 이어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엄기영 후보가 최문순 후보에 패한 바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왼쪽) 인천시장과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선 비박근혜계 인사가 친박 출신 현역의원을 꺾는 이변이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권영진 전 의원이 친박계인 서상기·조원진 의원을 누르고 시장 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한나라당 소장파로 분류됐던 권 전 의원은 옛 정치적 동지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김부겸 전 의원과 본선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한나라당에서 개혁 성향 소장파 모임을 이끌면서 인연을 맺었던 권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적수로 만나게 됐다.

새누리당 텃밭에서 친박계 현직 국회의원들을 물리치고 후보가 된 권 후보를 두고 지역 정계에서는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떨어지긴 했지만 여당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40%가 넘는 득표를 얻어 시민들에게 각인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두 후보 간 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경북지사…김관용 vs 오중기

경북지사는 새누리당 김관용 현 지사와 새정치연합 오중기 경북도당 위원장이 경쟁을 벌인다.

도지사 3선에 도전하는 김 지사는 ‘더 안전하고, 일자리가 많아 사람이 모이는 경상북도’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핵심 공약으로는 ‘투자유치 30조원, 수출 700억 달러, 일자리 10만개 달성’ 등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여파로 필요성이 높아진 안전 정책에도 공을 들였다. 모바일 안전 애플리케이션인 ‘삐뽀’ 개발, 위기대응 현장조치 매뉴얼 작성과 실질훈련 강화, 동해안 119 특수구조단 설치 등을 공약했다.

김 지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던진 오 후보는 정책 중심의 차분한 선거전으로 맞섰다. 공약은 영세 농·공업 지원이다. 오 후보는 영세 농·어민, 영세 상공인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풀뿌리’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육성해 공공기관에서 이들의 제품·서비스를 우선 구매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농어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상급식 정책과 ‘로컬 푸드’를 연계하는 방안도 공약했다.

◇경남지사…홍준표 vs 김경수

경남지사는 새누리당 홍준표 현 지사에 맞서 친노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의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맞대결을 펼친다.

홍 지사와 김 후보의 맞대결은 여러 측면에서 흥미롭다. 홍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이라며 맹폭을 가한 사람이고,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심복이라고 불릴 정도로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김해 봉하마을로 함께 내려와 마지막까지 노 전 대통령을 지켰다.

특히 이번 경남지사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향수’가 되살아날지도 관심사다. 과거처럼 ‘노풍’이 강력하게 불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노무현 향수’가 되살아나면 의외로 김 후보가 선전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대중성에서 홍 지사가 객관적으로 앞서있지만, 세대교체론과 노풍이 불어오면 이변 연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지사…원희룡 vs 신구범

제주지사는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경쟁한다. 원 전 의원이 인물론을 내세워 선전하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총 여섯 차례의 제주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경우는 절반인 세 차례에 달한다.

그만큼 인물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선거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정당간 대결보단 원 후보와 신 후보 두 인물의 경쟁에 눈길이 쏠린다.

서귀포 출신의 원 전 의원은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16∼18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갑),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선까지 출마한 전국구 인사다.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해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하고 사법고시도 수석으로 합격해 이른바 ‘제주가 배출한 천재’로 손꼽힌다.

중진 차출의 일환으로 이번 선거에 도전한 원 후보 스스로도 시도지사 대통령론을 언급했다.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도 원 후보의 강점이다.

다만 중앙무대에서 성장해온 원 후보가 고향인 제주를 위해 이렇다 할 일을 한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 4.3 위원회 폐지법안 공동 발의자라는 공격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신 후보는 관선에 이어 민선 제주지사를 지낸 이른바 ‘제주통’이다.

신 전 지사는 제주시 출신으로 관선 1차례, 민선 1차례 등 2차례에 걸쳐 제주지사를 역임했다. 농림수산부 축산국장, 농정국장, 기획관리실장, 축협중앙회장을 지냈으며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신농정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년간 우근민 현 제주지사, 김태환 전 제주지사와 함께 제주 3인방으로 불려온 만큼, 특별자치도 제주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점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당장 원 후보보다 22살이 많다는 점, 그리고 제주 유권자들 사이에서 ‘올드보이’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론’을 적극 내세울 원 후보가 초반 판세를 리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제주통’ 신 후보의 추격전이 얼마나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울산·부산·광주…단일화 변수

여야 후보군이 결정됐지만 단일화 변수가 남아 있는 지역도 있다.

울산시장은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과 야권단일 후보간의 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이상범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 통합진보당 이영순 전 의원,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이 야권단일화를 놓고 협상중인데, 야권 3당의 정치적인 시각차이가 커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장의 경우 새누리당 이정재 광주시당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윤장현 예비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야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서는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도전이 예상된다. 현재 무소속 강운태 후보와 이용섭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부산시장 후보는 새누리당에선 친박계인 4선의 서병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서는 김영춘 전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오 후보가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제의했지만 논의에 진통을 겪고 있어 막판 단일화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전남지사는 새누리당 이중효 교수와 새정치연합 이낙연 의원이, 전북지사는 새누리당 박철곤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송하진 전 전주시장이 본선에서 맞붙는다.

최성국 기자  sbbs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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