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편집위원.

주성호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출신으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대표적인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로 꼽힌다. 주 이사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해운항만청, 해양수산부 연안계획과장, 울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수부 수산정책국장,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 해수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초 국토해양부 2차관에서 퇴직한 주 이사장은 6개월만에 한국해운조합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위공직자가 퇴임 후 2년 안에 재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주 이사장은 심사를 받지 않았다.

진도사고현장에서는 “대통령이 현장에 끝까지 있으셔야죠”하고 구조가 더딘 것에 항의했고,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한 비공개사과를 보고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안산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실천과 실행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내 자식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자식이잖아요”라며 원망도 했다. 심지어는 분향소 내에 있던 대통령조화(弔花)를 치우라면서 성을 냈다.

어떻게 보면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향한 분풀이 한풀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유가족들의 슬픔과 자식을 잃은 그 심정을 십분 이해는 하지만 유가족이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불순분자들이 그랬는지는 잘 모르나 그렇다고 국가원수가 보낸 조화에다 화풀이 식으로 한다는 것은 국가원수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성의를 무시하는 듯한 지나친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보도된 대로 다 아는바와 같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이른바 구원파 사이비종교 교주로서 악덕기업가 유병언 일가의 비윤리 경영이 대참사 원인이었다.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고철에 가까운 노후 선박을 들여와 무리한 증축에다 화물과적과 고박(화물을 고정시켜 묶음) 소홀은 물론이려니와 안전운항에는 관리가 허술했고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싼 인건비로 1년 계약직으로 자질이 낮은 선장과 선원들을 채용해 이들이 맡은바 의무를 저버리고 배와 승객을 내팽개친 채 가장 먼저 뺑소니치는 인명을 경시한 비도덕적 비양심적 비정한 행동이 한몫을 더 했던 것이다. 선주나 선장이나 선원이나 다 같이 그 나물에 그 밥이었던 셈이다.

거기에다 재난이 발생하면 긴급히 구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기관(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경, 군 등)재난구조시스템의 늑장출동에 늑장대응과 손발이 안 맞아 우왕좌왕하는 초등대처부실로 귀중한 골든타임,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쳐 아이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도 죽게 놔뒀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을 찾는 희생자유가족들의 항의와 분노를 보더라도 구조에 성의를 다하지 못한 이유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낙하산인사로 내려와 선박회사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에 재취업해 임원으로 있으면서 전관예우를 받으며 방패막이역할을 하면서 안전운항관리는 뒷전이었고 선박검사를 대행하는 한국선급은 눈감아주고 엉터리로 했던 것이다. 이들의 커넥션으로 불리는 해수부마피아(官피아) 즉 퇴직공무원들이 배후에 자리를 잡고 있어 세월호 참극은 예고된 인재(人災)였던 것이다.

이제 무한정 슬퍼하고 미안해 만 할 때가 아니다. 한시적 슬픔보다는 하루빨리 구조하고 사고를 수습한 후에는 이와 같은 재난이 재 발생하지 않도록 무한정 대비해야 할 때다. 북한괴뢰집단은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쪽으로 장사정포와 미사일을 쏴대며 세월호 참사에 마치 축포라도 쏘아대듯이 우리정부를 향해 인명을 경시한다고 조롱하면서 갖은 해괴한 망나니짓을 일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바와 같이 세월호 참사원인을 밝혀내고 관련책임자들에게 현재 검경합동수사가 진행 중이고 감사원감사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니 국가를 개조한다는 신념으로 그동안 우리사회에 뿌리 깊었던 적폐(積弊)를 과감히 도려내고 관련책임자를 일벌백계로 다스려 공무원사회에서 일컫는 이른바 ‘관(官)피아니 철 밥통이니 하는 소리가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보자. 그리고 응원하자.

정부를 믿고 이럴 때일수록 한마음 한뜻이 되어 단결하는 자세를 가지고 이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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