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편집위원.

누군 유가족들에게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어느 장관이 라면 먹은 것까지 비난해대는데, 그럼 라면을 안 보이는 데서 먹으면 숨어서 몰래 지 혼자 먹었다‘고 욕할 것 아닌가. 즉, 이러면 이래서 나쁜 놈, 저러면 저래서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유가족의 슬픔을 반정부에 적용하려 발악하는 모습을 보면, 언론이 아니라 선동조직 같은 느낌이 든다.

테러사건에 대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제기하기 않고, 그저 대북면죄부주기에 알맞은 예단만 나오면 그에 맞게 수순 꿰기 식 뉴스를 갖다 붙여 확정지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라. 암초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가 암초가 없다고 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사과보도나 정정보도도 없다. 그러다가 급회전 변침설이 나오니까, 급회전하였기 때문에 넘어졌다며 시끄러웠다.

그런데 급회전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급회전이 원인인양 보도했던 언론들은 어떻게 되나. 이젠 선박평형수를 비운 상태에서 윗부분에 짐을 많이 실었을 수도 있다는 예단이 아오니까 여기에 맞춰 구실이 될 만한 뉴스로 시끄럽다. 건져보고 아니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지도 않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른 호들갑으로 시끄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부실문제(인재사고)? 그것 철저히 하면 과도한 규제라고 시끄러울 것 아닌가. 이번 침몰을 두고 안전진단 따지는 것은 뺑소니 교통사고 환자에게 콜레라 예방주사 안 맞았다는 이유로 보건소 욕하는 것과 같다. 왜 일부러 승객들을 그렇게 죽도록 만들었는지, 선장, 선원은 물론 청해진해운과 유병언에게 따질 일이 아닌가.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구명벌(구명뗏목)을 펼치려고 했지만, 배가 너무 기울어져 있어 접근할 수 없었다는 여객선 선원들이 주장이 뻔뻔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선원들은 배에서 탈출해 목포해경 경비정에 타면서도 불과 2m 옆에 있는 구명벌을 하나도 펼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장에 도착한 해경 2명이 구명벌 2개를 펼쳤다.

이처럼 책임을 저버린 기관사에게 내린 가벼운 형벌과 지자체장이나 사업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는 풍토 때문에 국가의 사회기강이 무너져 정신에 나사 빠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되었다. 뿌연 마음에 억누름이 가득한 바다에 현장에 있는 잠수요원들이나 지휘관은 진즉에 알았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작은 희망이라도 가져보리라는 매스컴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이 나약하고 무능한 인간이 그저 어린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도 없다.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고 시늉만 낼 수밖에 아픈 현실을 빠른 시일 안에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진도 바다속 이야기다. 지금까지 나온 일부분의 슬픈 이야기보다 아직도 더 많은 슬픈 사연과 이야기들과 힘들게 구조작업하시는 분들이 피로가 쌓여만 간다. 유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대한민국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 기적은 쉽지 않아서 기적인가 보다. 수습이라도 잘되기를 기도하면서…….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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