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수 대표이사 겸 발행인.

[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최근 정치권의 일방통행식 질주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국민의 눈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만의 진흙탕 싸움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도를 넘어선 야권의 정치행태는 왜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6·4지방선거에서 무(無)공천 방침을 철회했다. ‘새정치’보다는 당장 눈앞의 선거승리를 겨냥한 당심이 민심을 이겼다. 사실상 목에 칼이 들어와도 ‘기초선거 무공천’은 지키겠다고 약속한지 불과며칠만이다.

지난 10일 무공천 철회란 결과가 발표된 직후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과정이나 이유야 어떠했든 저희마저 약속을 못 지킨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선거인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선거의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정치인은 거짓말쟁이고 공약은 사기행위라고 비판해도 변명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공약을 파기하고 이익을 택했는데 풀뿌리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며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공천 방식을 철회하는데 대해 “하지만 많은 분이 새누리당이 공약을 파기한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만 기초단체 무공천을 하면 궤멸적 패배를 당할 거라고 걱정했고, 당 내에서도 야당이 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최소한의 힘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며 “그것이 정치개혁에 대한 제 생각과 엄중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었다”고 말했다.

새정치에 열광하고 기대했던 안철수와는 참으로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모습이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심정으로 민주당과 한국정치를 바꿔보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한지 불과 16일 만에 안철수는 기성정당의 견제와 공격, 당내 패권다툼, 현실론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통합·출범의 핵심가치로 내세운 것이 무공천이었지만 당내 강경파들에게 밀려 스스로가 이를 부정하게 됐다. 안철수 자신이 줄곧 새정치의 상징으로 강조해 온 무공천을 상실함으로써 정치적 힘과 신뢰마저 잃게 됐다.

안철수는 앞서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원칙과 소신에 흔들림이 없다. 그러나 국민 당원의 뜻을 모아 결과가 나오면 최종적인 뜻으로 알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무공천 약속’도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흔들림 없다던 원칙과 소신은 이미 이때부터 믿을 수 없는 말이 돼버렸다.

그는 취임 후 매일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주장하며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역에서, 다음날인 31일에는 여의도에서 범국민서명운동까지 벌였다. 지난 1일에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불과 며칠 만에 “소신과 달라도 당원과 국민 뜻에 복종”한다는 변명으로 말을 바꾼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4일이었다. 직접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무공천 폐지’와 관련된 입장을 묻기 위해 면담신청을 했다. 더욱이 이날 방문은 박 대통령이 부재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순수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당내 강경파를 의식한 ‘보여주기 식’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민과 대통령을 상대로 일종의 정치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입만 열면 새정치를 떠들어대던 그 역시도 한낮 정치꾼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대목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사람 모두 국회의원의 특권을 삭감하고 지방자치를 중앙당의 예속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분야의 핵심 공약이었다. 안 대표는 그것을 빌미로 박근혜 대통령을 거짓말 정치인이라고 비난해왔는데, 이젠 무슨 낯짝으로 국민들을 볼지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이환수 발행인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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