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연학 기자] “방공망 및 지상 정찰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북한의 것으로 잠정 결론난 무인항공기와 관련해 이같이 군을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추가 핵실험 가능성 위협, 그리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대한 포격과 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무인 비행체들이 발견되면서 국민들과 휴전선 인근 주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제 추정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전방위로 정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우리 군당국이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은 방공망 및 지상 정찰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대비책을 강구해 주요 시설부분의 경계 강화와 안보태세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 대통령은 “얼마 전에 남북이 합의한 비방과 도발 중지에 대해 벌써 약속을 깨고 있는 것은 내부 불안을 막아보려는 수단일 수도 있다"면서 "더더욱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들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이 땅의 평화와 통일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박 대통령에 이어 정치권의 질책도 이어졌다.

새누리당도 이날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의 잇따른 발견과 관련 조속한 대비책 마련과 함께 우리 군의 책임을 추궁했다.

황우여 대표는 “백령도와 파주에 이어 어제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가 또 다시 삼척 야산에서 발견됐다”며 “북한이 오래전부터 광범위하게 우리의 영공을 침범해 대한민국 청와대와 최전방을 마음껏 휘젓고 다니며 정찰하고 다녔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군 당국은 무인기를 비롯한 북한 비대칭 전력 분석을 통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고 물샐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당은 북한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4월 국회에서 (무인기 침투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을 정책위에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북한 무인기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이 충격적”이라며 “처음에는 무인기 침투사실을 덮으려 했고 북한 제품이 분명한데도 대공용의점 없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늑장, 부실, 허위 보고에 축소 은폐 조작까지 더해서 신뢰 자체에 의문이 들게 하는 행동이 터진 것”이라며 “작전 실패는 용서해도 경계 실패는 용서할 수 없는데 제대로 따지고 넘어가야 할 게 수두룩하다”고 강조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무인기 또 발견돼 우리 영공이 속수무책으로 뚫린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북한은 NLL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 당국의 보다 강력한 경계 태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그러나 불행히도 일부 야권에 있는 사람들은 ‘배터리 적힌 일련번호 폰트가 한글 프로그램으로 된 것’이라며 조작설을 제기한다”며 “외의 적과 함께 내부의 적도 많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도 정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안보태세 점검과 조치가 필수적이다. 이토록 안보를 소홀히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국가가 왜 존재하냐”며 “진상을 조사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안보문제 때문에 불안하다. 국민이 우리 안보를 그대로 믿고 있어도 되는 것인지, 우리 정부가 말로만 튼튼한 안보를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해한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작전 실패는 용서하더라도 경계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는 만고불변의 격언이 있다”며 “경계에 실패한 것으로 모자라 축소 은폐까지 시도했는데 대통령은 왜 아무런 질책도 대책 마련 지시도 없는 것이냐. 정권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문책, 철저한 대책 마련으로 국민 불안 해소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안보불안을 조성하는 북풍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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