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본지 편집위원.

오는 3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는 세계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안보분야 최대 다자 정상회의로서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하게 된다. 제2차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될 당시 우리나라는 회의 주최국으로서 ‘핵테러억제협약’과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을 3차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비준하겠다고 공언했는바, 지금까지 국회에서는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금에 와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까지 이 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한국은 2차 회의 개최국으로서, 또 국제사회에 처리를 공언한 당사자로서 체면이 깎이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그렇지만 정부나 여당이 그동안 이 법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 적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리네 속담이 요즘 더 그것을 실감한다. 어떤 기업이나 특히 정당을 보면 더욱 그 속담이 입안에서 흘러나온다. 있으나 마나한 사외이사제도라든지 또 어떤 공기업은 그 임원이 왜 있는지 모를 정도라 하고 특히 정당은 왜 있는지 조차 모르는 최고 의원들이 있다.

이번 새로 창단한다는 그 정당은 지도부가 자그마치 18명이나 된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큰 정당이기에 그리 지도부가 많이 필요한 것일까? 그리고 각 당마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지도부 구성이다. 뭔 할일들이 그리 많은지 최고위원이 그리 많을까? 과연 그들이 진정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잘되는 기업과 잘 안 되는 기업을 보려면 한가지로도 알 수 있다. 다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대부분 맞는 형태가 있다. 바로 기업들의 임원수다. 같은 직종에 같은 규모의 회사들을 모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잘되는 기업들과 안 되는 기업들의 차이점 중 하나가 신제품 개발 같은 분야에도 있을 수 있지만 임원수로도 알 수 있다. 같은 규모인데도 유독 임원들이 많은 회사. 그 회사는 잘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임원이 많으면 효율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어떤 일을 처리 하더라도 이리저리 결제를 받다 보면 시간만 허비 하는 경우도 있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서로 미루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외자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무수히 많은 자료와 결제를 거치는 단계가 너무 길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을 결정해야 할 사람이 많다 보면 의견차이로 그 시기를 놓치고 일이 제대로 성사되기가 힘들어진다. 자신들의 주장을 서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축구 변화를 준 것은 히딩크 감독이다. 왜? 모든 전권을 그에게 주었으니. 그러나 감독이 있어도 허수아비 같았던 한국축구. 그 잘난 기술위원회 때문이다. 경기에 졌다고 감독이 선수들과 같이 입국하는 게 아니라 혼자 쓸쓸히 입국하게 하고 잘라 버리는 속성? 이런 것들이 정치판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있다.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은 단 하나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버려야 할 가장 큰 병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국민을 진정 위한다면 국회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가관이 없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을 국민이 바라는 수준으로 국회의원수를 300명에서 100명으로 확, 줄이자.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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