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희영 기자]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누린내가 많이 나 꺼려했던 양고기가 요즘 새롭게 재조명 받고 있다. 서울 시내에 양꼬치 거리가 형성된 곳도 건대입구와 대림 구로동 등 이미 100여 곳에 달하며 전문점이 타운을 형성했을 정도다. 지방에는 아직까지 널리 퍼지지 못했지만,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양꼬치 집은 맛집 추전 일 순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좋다. 중국인들도 고향에서 먹는 것 보다 맛있다고 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로 맛좋은 이곳을 시사코리아저널이 찾았다.

▲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70-11번지에 위치한 ‘홍홍 양꼬치’ 입구.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홍홍 양꼬치’는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승부하는 숨은 맛집 중 한곳이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하지 않아 찾아가는 길이 조금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이곳은 창원시내 몇 안 되는 양꼬치 집 중 유일하게 줄서서 기다려 먹게 되는 곳 이다.

사람들은 양고기라고 하면 제일 먼저 누린내가 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어린 양을 수입하기보다 다 큰 양을 수입했기 때문에 고기 잡내가 심했었다. 그러나 요즘 수입되는 양고기의 경우 대부분 어린양을 사용해 육질과 맛을 한껏 높였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양고기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한다.

‘홍홍 양꼬치’ 역시 호주산 청정육인 6개월 미만의 어린양만 사용해 양꼬치를 만들고 있으며, 어깨살과 왕갈비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한때 ‘먹거리 X파일’에서 불량 양꼬치를 방영한 후 양고기에 대한 인식이 낮아져 고민했다는 허석재(33), 강향숙(41) 사장은 자신들의 고기는 절대 그런 잡육이 아니라며 자부심 있게 단호히 말했다.

“어린양만 사용해 손님들과 한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고 말하는 허 사장의 말에서 음식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매주 4~50kg의 양고기를 들여와 일일이 손질하고, 초벌구이 해 손님상에 나가기까지 정성을 들인다.

20꼬치에 2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3년째 뚝심 있게 양꼬치를 판매하고 있는 둘은 어느 누구보다 고기와 양념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양고기는 칼로리가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낮고 콜레스테롤도 적으며, 칼슘과 인, 아연 등 무기질이 많이 포함돼있다.

양고기에 많이 포함돼있는 ‘카르니틴’성분은 신체의 기초대사를 향상시켜 세포내 지압연소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다른 고기에 비해 지방 융점이 낮아 인체 내에서 흡수가 잘 안돼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 맛있게 익어가는 양꼬치의 모습.

태국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향신료 ‘고수’ 때문에 힘들어하듯, ‘즈란’은 양꼬치의 기본양념이기 때문에 선택의 힘듦이 따른다. 그러나 이 즈란을 맛보지 않고 양꼬치를 먹었다고 말 할 수 없으므로 향신료에 거부감이 없다면 먹어보길 추천한다.

명이나물과 양파절임, 땅콩으로 단출한 상 차람이지만 밑반찬 하나하나도 정성스러웠다. 맛보지 않고 맛을 논할 수 없어 모듬을 주문하고 앉아 기다리는데 숯이 들어왔다.

양꼬치 직화구이다 보니, 백탄을 사용해 맛과 풍미를 더 높인다는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숯 통도 씻어 사용했다.

어떨 땐 나갈 숯 통이 없어 손님을 기다리게 한 적도 있다며, 손님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기름 떨어진 숯 통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해서 말했다.

떨어진 기름때가 눌러 붙어 지저분하다면 먹는 사람도 불쾌할 뿐만 아니라 두 번 다시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두 사장님의 마음씀씀이가 숯 통의 청결함에서 알 수 있었다.

좋은 식재료는 물론 청결까지 신경 쓰는 이곳의 양꼬치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살짝 초벌구이 해 나온 꼬치는 숯의 열에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갔고, 코를 자극하는 향기에 입에선 침이 고였다. 다 익은 양꼬치를 소스에 콕 찍어 맛보니, 다른 고기와 다르게 느끼하지도 않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처음 맛보는 것이라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맛본 음식이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맛 좋았으며, 향신료도 거부감 없었다.

소금이 3종류가 나오는데 즈란향이 싫으면 가운데 소스를 찍어 먹으면 된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빨간 소스는 매콤하게 입맛을 자극했고, 즈란이 들어가 더욱 향을 가미시켰다.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도 넓었다.

양갈비는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큼지막하게 한 덩이가 나왔는데, 숯불에서 지글지글 기름기 쫙 빠진 고기는 입에서 부드럽게 녹았다. 씹을수록 부드러웠고, 담백했다.

▲ 육즙이 좔좔 흐르는 양갈비와 어깨살.

창원만 해도 양꼬치 전문점이 6곳 밖에 없는 걸 감안할 때, 이곳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겐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일 것이다.

화교인 강 사장님 덕분에 중국 단골들이 많으며, 그들은 이곳에서 고향의 향수를 달래며 양꼬치를 먹는다.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친근함이 절도 느껴진다.

중국인 바이어들과 이곳을 찾은 손님은 오늘의 선택이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통역이 따로 없어도 될 만큼 강 사장님은 중국손님들과 대화를 주고받았고, 보는 내내 감탄스러웠다.

중국인 바이어들도 양꼬치의 맛이 최고라며, 고향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양고기 집을 찾아왔다는 대학생 커플도 이곳의 양고기는 다른 곳과 다르게 누린내가 나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꼬치 한 접시와 양갈비를 다 먹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발걸음을 돌리며 양꼬치 집을 나오는데, 금방 또 먹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매력 있는 맛이었고, 추천할 수 있는 것 같다. 소나 돼지고기와 다른 독특한 마력을 지닌 음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 북에 오른 할아버지도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는데, 그만큼 건강식으로 인기 있는 식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담백하고 깔끔하며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양꼬치를 이번 주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향신료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면, 적극 추천한다.

김희영 기자  yebbi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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