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올림픽이 끝난 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올림픽을 보는 국민들 대부분이 안 선수가 귀화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하나 둘 알게 됐고, 외신조차 그를 응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불공정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대표선발과정과 금품의혹 등 셀 수 없는 많은 이유로 훌륭한 선수를 빼앗기게 된 것은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한국빙상의 파벌문제와 전횡적인 연맹 행정 때문에 아들이 러시아로 귀화했다고 목소릴 높이는 안 선수의 아버지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관중석에서 대성통곡 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성남시청에 입단했다는 이유로 선수생활을 순탄치 않게 만든 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인 전 씨로 인해 마음 고생했던 지난 8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 안현수 선수는 한국에서 더 이상 스케이트를 탈 수 없는 왕따가 됐다.

귀화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도 너무나 하고 싶던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라 밝힌 안 선수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국민들도 그런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번 올림픽 내내 안 선수를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세계선수권을 5회나 우승하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3관왕인 안현수는 고질적인 빙상업계의 파벌싸움과 부조리로 밴쿠버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2011년 러시아로 떠나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고, 2014년 러시아의 애국가아래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소치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굴에 침 뱉은 것도 모자라 나라 망신까지 톡톡히 시킨 빙상연맹의 뿌리 깊은 관행은 한 선수의 인생을 무참히 박살 낼 뻔했다.

안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얻은 것은 금메달뿐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던 운동을 한국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됐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까지 칭찬할 만큼 국민 영웅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한국빙상연맹은 할 말이 없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유능한 선수를 빼앗겼고, 이번 올림픽에서 노 메달이라는 굴욕을 맛보고 있으니 책임추궁을 면하진 못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체육계의 고질적 파벌과 부조리에 대해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가.

빙상연맹은 올림픽이 끝난 후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무슨 말을 쏟아낼지 모르겠지만, 비난 여론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의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도 이번 감사를 통해 관계자들의 문책 협의로 제 2의 안현수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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