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늘씬한 각선미를 강조하기 위해 입는 스키니와 하이힐, 추위를 이겨줄 가죽부츠는 여성들이 포기하지 못하는 패션 아이템들이다. 하지만 이 멋스러움으로 인해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하지정맥류 발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7년 12만 명에서 2012년 14만 명으로 매년 약 3.2%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여성은 2007년 약 2100명에서 2012년 약 2700명으로 매년 5.4%씩 증가하고 있다. 환자 수는 적지만 증가율이 높아진 점에서 젊은 여성들이 신경써야할 질환이 되고 있는 하지정맥류를 시사코리아저널이 알아봤다.

▲ 늘씬한 각선미를 강조하기 위해 신는 하이힐이 하지정맥류 발병을 늘리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시스

정맥은 동맥을 통해 심장에서 우리 몸 곳곳으로 공급됐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다. 특히 팔다리에 분포돼 있는 정맥은 근육 사이에 놓여있는 큰 심부 정맥(Deep vein)과 피부 바로 밑으로 보이는 표재 정맥(Superficial vein), 그리고 이들 두 정맥을 연결하는 관통 정맥(Perforating vein) 3가지가 있다. 하지 정맥류는 그 중에서 표재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것을 말한다.

하지 정맥류는 하지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져 정맥 벽이 약해지면서 판막이 손상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해 발생한다.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보이게 되는데, 흔히 피부 밑에 있는 가느다란 정맥이 다양한 크기로 커져 툭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이 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서구인에 비해 혈관이 선천적으로 약한 동양인에게 특히 많이 발병한다.

보통 하지정맥류는 가족력이 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면 위험 군으로 분류한다. 또한 운동이 부족하거나 오랫동안 서서 일할 경우 하지 정맥류의 위험은 증가된다.

어떠한 원인이든 다리의 표재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 거의 대부분 하지 정맥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정맥 내 판막의 기능이상으로 정맥류가 나타날 수 있다.

임신 때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맥류가 발생했다가 출산 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연령이 증가하면서 정맥의 탄력이 줄어들면서 정맥 벽이 약해져 정맥 내 판막의 기능이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년간 하지정맥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으로 여성(9만4,768명)이 남성(4만5,056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도 약 3.6%로 남성(2.4%)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 중 40~50대 여성 환자가 54%를 차지했지만, 20대 여성 급증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하지정맥류 발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MBC 뉴스 캡처

인구 100만 명 당 환자를 비교한 결과 20대 여성은 2007년 2,100명에서 2012년 2,700명으로 5.4%씩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여성의 평균 증가율(2.7%)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20대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이 매우 높은 이유는 최근 유행하는 스키니진 또는 레깅스 착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꽉 끼는 옷이 정맥의 순환을 방해해 정맥류 발생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보통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난다.

다리가 쉽게 피곤해지는 것 같고 때로는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욱신거리는 느낌, 경련, 부종 등이 나타나고 이러한 증상이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특히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깰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순환의 이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이를 증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정맥류는 겉으로 보면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나타난다. 병이 좀 더 진행되면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뭉쳐져 보이게 된다.

만지면 부드럽지만 어떤 곳은 아픈 부위도 있고, 심해지면 피부색이 검게 변하며 심지어 피부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관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증상, 가족력 등에 대한 문진과 의사의 간단한 진찰을 통해 하지 정맥류가 의심이 되면 도플러 초음파 검사(Duplex ultrasound)를 통해 하지 정맥류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게 되고, 때로는 컴퓨터 단층 정맥 조영술(CT venography)이 진단 및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도플러 초음파 검사(Duplex ultrasound)란 하지 정맥류 진단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검사다.

혈관 안의 피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도플러와 초음파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간단한 검사로서 검사 방법은 일반 초음파 검사와 동일하다. 검사 중에 하지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판막 손상 부위에서 피의 흐름이 역류하는 것을 확인하고 역류되는 시간과 속도로 역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자주 사용하는 것은 컴퓨터 단층 정맥 조영술(CT venography)이다.

이는 하지 정맥류가 재발한 경우나 특별한 원인이 의심되거나 정맥류의 모양 및 위치가 특이한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검사는 일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와 동일해 검사 시행 전 혈관 조영제를 정맥에 투여한 후 검사하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있으면 증상이 완화되고 붓기도 빠지게 된다. 하지만 다른 증상이 있거나 병이 악화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치료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혈관외과 전문의의 진단에 의해 환자의 증상과 병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만약 종아리에 있는 혈관의 굵기가 0.1~1mm 정도 굵기의 붉은색 혈관이라면 이는 모세혈관 확장증이다. 혈관의 모양이 거미 다리 모양과 흡사하여 거미양정맥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혈관의 굵기가 좀 더 굵어지는, 1~2mm 정도의 굵기라면 이는 세정맥확장증으로 분류된다. 세정맥확장증은 모세혈관 확장증에서 진행된 단계로 붉은색이 아닌 자주색의 혈관을 띄고 있다.

다음단계는 2~4mm 굵기의 푸른 혈관이 육안으로 보이는데, 마치 어망의 망처럼 보인다고 망상정맥류라고 한다.

혈관의 굵기가 4~8mm로 진행됐다면 이는 분지정맥류로, 복재정맥의 가지 또는 관통정맥에서 기원하는 정맥류다. 5mm 이상 굵기를 가지고 있다면 정맥간 정맥류로 이는 만져지기만 하고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도플러 초음파 검사(Duplex ultrasound)는 하지 정맥류 진단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검사다. /뉴시스

하지정맥류의 종류가 각기 다른 것은 정맥류의 진행 정도나 특징에 따라서 각기 다른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세혈관 확장증이라면 혈관경화요법과 압박요법등의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분지정맥류나 정맥간 정맥류라면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서 하지정맥류를 치료해야한다.

압박 스타킹 착용은 발등부터 무릎 또는 장딴지까지 환자의 증상에 따라 혈관 외과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착용을 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활동할 때는 가급적 꾸준히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약물 경화 요법 같은 경우 하지 정맥류가 있는 부위의 정맥 안으로 약물을 주입해 인위적으로 염증을 유발하는 방법이다. 이는 혈액의 흐름을 다른 정맥 쪽으로 유도함으로써 결국 늘어난 정맥이 막히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정맥 내 레이저 요법은 늘어난 정맥 내로 레이저 광 섬유를 넣은 다음 레이저를 발산해 병든 정맥으로의 혈액 흐름을 차단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수술로 사타구니와 무릎 아래에 몇 군데 작은 피부 절개를 통해 병든 정맥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입원 및 마취가 필요하고 피부 절개 상처가 남지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환자들이 심미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질환이다.

질환의 특성상 진행되면 혈관이 눈에 보이거나 튀어나오게 되는데, 발병률이 남성보다 여성이 높기 때문에 여성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치료를 하지 않고 두었을 경우 점차 증상이 악화되어 미용상 보기 흉할 뿐더러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심한 경우 하지 부종, 피부 착색, 하지 궤양이 생겨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상처가 낫지 않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니 적절한 치료가 우선 돼야 한다.

평소 몸에 꽉 끼는 옷을 즐겨 입거나 부츠 등을 신으면 정맥류가 잘 생길 수 있다. 또한 의자에 앉을 때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사람이 정맥류가 잘 생기며, 오랜 기간 서 있는 자세도 정맥류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래 서서 일할 경우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중간 중간 다리를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하거나 제자리걸음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에는 하지를 심장 높이보다 높게 유지해 쉬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의료용 고압력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다리 피로감을 줄이고 정맥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

변비와 같이 배에 힘을 과도하게 주고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은 정맥류가 잘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지방질이 많은 인스턴트식품보다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하지 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들보다 순환 혈액양이 많아 정맥혈관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정맥벽에도 지방이 축적됨으로써 정맥벽 약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이유로 하지정맥류가 쉽게 발병되는 것은 물론, 기존에 하지정맥류가 있는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치료를 하더라도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습관들을 고치지 않을 경우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신선한 야채나 채소 위주의 식습관과 하지정맥류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가 다리 부기를 빼기 위해 소파에 누워 모관운동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었다.

하지정맥류 예방에는 온몸의 혈액 순환을 도와 체온을 높이는 ‘모관운동’이 효과적이다.

이 운동은 누워 손발을 흔들어 줌으로써 혈액이 신체 하부에 침체돼 일어나는 하체 노화를 방지한다. 그리고 전신의 혈액 순환뿐만 아니라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기 때문에 뇌세포 활동이 활발해져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

뒤로 누워 팔과 다리를 들고 힘을 뺀 상태에서 흔들어 준다. 1분 동안 흔들어 주고 쉬었다가 다시 하기를 5회 정도 반복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할 경우는 체력과 몸 상태를 고려해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하루 10분 이상씩 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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