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박주리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난 2010년에 이어 발표한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기독교(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가톨릭과 불교보다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기독교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19.4%에 그쳤고, 각 종교별 신뢰도에서는 가톨릭(천주교)이 29.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불교(28.0%), 개신교(21.3%) 등의 순이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의 종교 신뢰도를 보면 가톨릭 32.7%, 불교 26.6%, 개신교 8.6%로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점과 교회 내부적 비리와 부정부패가 많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도 ‘교회 지도자들(28.3%)’이 1위를 차지했고 교회 운영(20.7%)이 그 뒤를 이었었다.

▲ (자료: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의 지도자, 무엇이 문제인가?

이처럼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신뢰도 추락의 핵심에는 지도자 곧 목회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기윤실의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로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이라는 답이 나왔다. 이는 가장 윤리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종교 지도자, 특히 개신교의 지도자들의 모습이 그동안 비윤리적이고 부도덕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지도자들과 대형교회 목사들의 권력다툼과 비리, 교회세습, 성추행 등의 윤리적 문제로 인해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성도들의 신앙에 회의를 안겨주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기총은 2010년 총회장을 맡았던 이광선 목사의 금권선거 양심선언을 통해 불거진 길자연 전 회장의 금권선거 논란으로 많은 회원 교단들의 탈퇴와 해체 위기를 맞았다.

한기총은 이후로도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며 교회 연합 기구가 아니라 정치 집단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대표회장들의 목회세습, 세력 확대를 위한 무분별한 이단 옹호 등의 문제로 결국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더구나 지난 1월 또 다른 연합기구인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기한총)이 출범해 한기총은 세 갈래로 분열되어 기독교계에 큰 혼란을 가져오기에 이르렀다.

또한 한기총은 1월 21일 제25회 정기총회에서 제19대 대표회장으로 홍재철 목사가 연임되는 과정에서 대표회장의 임기를 ‘2년 단임’에서 ‘2년 연임’으로 바꾸기 위해 무리하게 정관개정을 추진한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기총의 분열과 별개로 국내 대형교회 목사들의 행태 역시 기독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는 교회에 15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지난해 11월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장로모임)'은 조용기 목사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가 5000억원대의 교회 헌금을 사적으로 빼돌렸다고 밝혔으며, 2004년 조 목사가 내연녀에게 입막음용으로 15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문제로 지난해 3~9월 모든 설교를 중단하는 자숙기간을 가졌으며, 무분별한 교회 건축 문제로 법정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1997년 충현교회를 시작으로 금란교회, 광림교회, 임마누엘교회, 왕성교회 등 대형교회의 세습이 이어졌으며, 2012년 6월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의 교회세습에 대한 공개 회개로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러한 한국교회 지도자의 많은 문제들은 결국 교인수 감소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통계에 의하면 예장 통합은 4만 1594명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기감은 2만 7811명이 줄어들었다. 기성은 2만 1371명, 기장도 8201명이 줄어 도합 10만여 명이 교회를 떠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회 개혁은 지도자들의 회개와 성경 중심으로

이에 따라 최근 기독교계 내부에서는 한국교회의 개혁을 외치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내어 놓고 옛날 분열 이전의 자리로 되돌아가야만 한국교회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가졌던 위대한 섬김의 지도력,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지도력, 회개하는 지도력. 이제 이러한 지도력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이럴 때 우리 한국교회가 바로 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엄현섭)는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예배에서 종교개혁의 원동력은 성경에서만 찾을 수 있으며, 오직 ‘그리스도 중심’으로 성경의 메시지를 따를 때 한국교회는 갱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성경통독원(대표 조병호)은 전국 초교파 목회자 100명을 초청한 '레츠 통 스크립투라' 세미나에서 “교회의 권위는 ‘오직 성경’에서 나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오직 성경’을 다시 한 번 더 새롭게 다짐하고 예수를 따르는 진정한 제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렇듯 기독교내 각계각층에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변화와 갱신을 꾀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지도자와 목회자들이 기득권 다툼에서 벗어나 예수의 가르침처럼 더욱 낮아지는 자세로 교회와 세상을 섬기며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다.

진정 한국교회의 회복과 갱신을 원한다면 말로만 변화와 개혁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교인을 구원으로 이끌어야 하는 한국교회 지도자와 목회자들이 모두 나서 진정한 회개와 성경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이다.

박주리 기자  pjl1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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