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운수(주) 참사랑 봉사회장 권영수.

하지만 여전히 어린 시절의 설날은 보름까지라는 생각에 젖어 있다. 그래서 인지 설날이 며칠 지난 지금도 시골에선 설날 분위기는 남아 있는 것 같다.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이 노래는 40~50년 전 그 당시 어린 시절 설날을 며칠 앞두고 부터 누구나다 많이 불러 보았던 노래다.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살고 있다.

그 시절에는 까치설날이 다가오면 부모님들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설날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우리 들은 새로 사온 신발과 옷이 너무 좋아 신바람이 났었다. 잠자기도 아까워 밤새도록 새로 사온 옷과 신발을 만지작거리며 콧노래로 까치노래를 부르기도 했었다.

이른 새벽이 되자마자 부모님과 함께 동네 집안 어르신들께 세배 하려 다녔던 기억이 생생 하다.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새로 사온 신발과 옷을 입고 새벽길을 걸어갈 때 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에 어린 마음에 백설(白雪)위를 걸어 갈때마다 모두가 하얀 마음이 돼 동화(童畵)속에 주인공이 되었다.

지금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신나게 불러왔던 까치설날의 유래는 까치가 아니고 아치 설이라고 하니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어느 국어 학자가 제시한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한국문화 사전 상징 사전에도 수록 되어있는 것을 보면 까치설날의 노래가 있기 전에는 까치설이 없었다고 한다.

아주 옛날에는 작은설을 가리켜 아치설 또는 아찬 설이라고 했다. 아치는 작은(小)뜻을 지니고 있는데, 아치 설의 아치가 상실 하면서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꿨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실 설날이라는 이름을 갖기 까지는 우리 역사만큼 이나 수난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설날의 유래를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역법(曆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지에 이미 부여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기록 돼 있다.

고려 시대에는 설리전원 대보름 삼짇날 팔관회 한식 단오 추석 증구 동지를 8대 명절로 삼았다가 조선시대에 들어 설날과 한식 단오 추석을 사대 명절로 삼았으니 이 시대부터 본격적인 설이 오늘날의 설과 같이 우리민족이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가 시작 되면서부터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명절까지 억압해 빼앗아 가버렸다.

일본 명절을 양력 1윌 1일을 국경일로 정해 일본 명절에 강압적으로 참가 시켜왔다 해방이 되고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이중 과세라는 방어선을 강조해 음력설을 없애 버렸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신정설은 폐지되고 대신 설날을 민속의 날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바꿔 었다가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고 2년 뒤 인 1989년에 설날이란 이름을 되찾게 된 것이다.

어린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 고아 아닌 고아로 객지 생활을 전전 하며 늘 고향의 부모님에 대한 생각으로 눈물짓기도 했었다.

어머니는 명절이 다가오면 동구 밖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에도 아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기다리곤 했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떠난 지금은 동구 밖에서 기다려 줄 사람도 없거니와 설날의 분주함 속에서도 오직 그의 빈자리에 대한 진한 추억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토록 애절하게 고향의 설 명절이 그리웠던 것은 고향에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인 것 같다. 비록 설날은 지나갔지만 시골에선 지방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정월초하루부터 일주일 정도 까지는 설날이라고 얘기하니 그래서 인지 아직도 고향의 설날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오늘밤도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며 눈시울을 적신다.

불러 봐도 울어 봐도 못 오실 어머님이여, 생전 어머님의 모습을 그리며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불러본다.

마산운수 권영수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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