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지난달 31일 GS칼텍스가 운영하는 원유부두에서 싱가포르 국적 16만톤급 유조선이 접안을 시도하다 송유관을 들이 받았다.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나도록 정확한 유출량이 파악되지 않았고, 설 연휴로 인력이 부족해 방제작업이 늦어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유출된 기름이 70%이상 회수됐다는 해수부의 말에도 불구하고, 유막이 산발적으로 넓게 형성돼 남해안 바닷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해풍을 타고 넓게 퍼진 기름띠는 벌써 경남 남해군까지 확산됐고, 1600여명의 인원과 지역 주민 등이 힘을 합쳐 해안가 유흡착 폐기물과 폐유를 각각 수거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피해가 커지고 있어 태안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잊을만 하면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다.

크건 작건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바다에 사는 생물들이 죽게 되고, 그 터전을 벗 삶아 생활하는 어민들의 생계가 힘들어진다. 적어도 10년에서 20년의 복구 기간이 걸리는 만큼, 이번 사태가 쉽게 수습될 것 같진 않다.

피해를 입은 신덕마을은 작년 종표(어린전복, 바지락)를 5천만 원 어치를 바다에 뿌렸다고 한다. 투자를 통해 이윤을 얻으려 했던 마을 사람들의 꿈은 한순간 물거품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보상의 유무를 떠나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몇 년 혹은 몇 십년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안전에 유의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접안 시 속력을 줄이지 않아 발생했다는 이번 사고도 안전 불감증이 원인일 것이다.

‘이정도면 괜찮겠지’란 안일한 생각이 바다를 병들게 했고, 어민들을 시름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고를 일으킨 선사 측에서는 10억 달러의 선주 상호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어민 피해보상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어민들에게 돈으로 다 보상할 수 없는 상실감을 안겨줬다는 것을 알아야 될 것이다.

태안 기름유출로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어민 두 명이 자살했고, 일순간 폐허로 변한 바다를 보며 사람들은 앞길이 막막했다.

죽음의 바다를 보며 죽어가던 철새와 물고기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모두들 태안을 원상복구 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린다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12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민·관·군·공익 관계기간 합동으로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었고, 지금은 해수욕장을 개장할 만큼 깨끗해졌다.

이번 여수 기름유출도 태안의 기적처럼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길 바래본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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