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44.3%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이른다. 2013년 건전한 금연 문화를 형성하고자 금연법 즉,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됐다.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 PC방, 제과점 등에서 흡연할 수 없게 됐으며, 2015년 전 사업장에 실시된다. 공공장소에서 법으로 금연을 유도해 흡연에 대한 수요자체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 이 법은 시행 초기부터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계도 기간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음식점과 PC방에선 흡연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고, 단속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인력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업소마다 별도의 흡연 장소를 설치하며 불편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상인들은 매출 감소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법 시행 후 더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금연법’에 대해 시사코리아저널이 집중 분석했다.

▲ 올해부터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대형 음식점·술집·커피숍 등 공중 이용시설에 대한 금연 단속이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뉴시스

2013년 ‘금연법’ 개정이후 많은 사람이 금연을 실시하고 있지만, 담배를 끊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작년 150제곱미터 이상의 음식점과 주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었던 것이 올해부터 100제곱미터 이상으로 확대 시행되며, PC방도 전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각 업장들은 별도의 흡연시설을 설치하는 등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여전히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계도기간이었을 때야 담배 피는 것 자체를 잘못이라 비난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실내금연이 법으로 금지 돼 있으므로 법적인 제재가 가해진다. 특히 PC방은 전 자석 금연 구역으로, 흡연 적발 시 최대 500만원, 흡연자에겐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지난 2008년 PC방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모든 PC방 업주들은 수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흡연구역 칸막이 및 에어커튼, 환풍기를 설치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만에 이 모든 시설이 소용없게 돼버렸다. 또한 흡연실 설치비용으로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나가게 됐으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범PC방생존권연대 등 PC방 업계 관계자들이 PC방과 주변업계의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 및 자정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뉴시스

물론 흡연실 설치가 필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인들의 입장에서 손님을 빼앗기면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니 ‘울며 겨자 먹기’로 흡연실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02년 코미디언 故 이주일 씨의 폐암 사망으로 인해 담배의 위험성이 부각되며, 우리나라에 급격히 금연 열풍이 불었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흡연에 대한 인식이 바뀌며, 담배 곽에 폐암으로 고통 받는 사진이 부착 되는 등 금연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한국의 흡연량과 흡연자 비율은 모두 전 세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하루 평균 25개비를 태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17.7개비)보다 약 41%많은 결과다. 흡연자의 비율 역시 23.9%로 세계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여전히 흡연자의 많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금연법이 시행되자 흡연인구는 법 개정을 반대하며 실효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PC방을 이용하는 흡연자와 업주들의 반대 여론은 극심했다.

그들은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흡연자의 출입이 감소해 PC방 문화가 몰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우리나라 효자 수출품인 게임업계의 타격도 함께 가져올 것이라며, 단순히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문제로 단정 짓지 않기를 촉구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전국 PC방은 2009년 기준 약 22,000 여개에 달했으나 2010년 19,000여개로 감소, 현제는 약 15,800개 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PC방 전면 금연이 실시된 올해부터 약 30% 이상이 추가로 문을 닫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음식점과 술집역시 마찬가지다.

▲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국민건강증진법(금연법) 개정반대 대책협의회 관계자들 금연구역 확대를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반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1,100만 담배소비자 기본권 및 25만 자영업자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다. /뉴시스

실내에 밀폐된 흡연공간을 따로 마련한 음식점의 경우 흡연자들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영세상인의 매출은 30%이하로 떨어져 타격을 입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담배소비자협회(KSA)가 일반시민 1000명과 영세규모 음식점주 300명을 대상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중 37.6%가 금연구역지정에 따른 최대 피해자로 점주를 꼽았다. 흡연자가 피해자라는 주장은 27.4%로 나타났으며, 의외로 국민모두가 피해자라는 주장과 비흡연자가 피해자라는 주장도 각각 14%, 12.9%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점주의 절반 이상인 59.3%가 실내 흡연 규제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소규모 업소는 환풍시설과 칸막이로 구분된 폐쇄공간을 설치해, 흡연실을 만드는데 1000만~3000만 원정도 드는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흡연실을 설치하지 않으면, 흡연자 손님 방문이 줄고, 흡연실을 설치한다 해도 접객면적 감소와 흡연실 설치비용 발생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2015년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이 되면 영세 중소형 가게는 비용 및 공간 부담으로 흡연실 설치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흡연실을 갖춘 대형음식점으로 흡연 고객들이 대거 쏠리게 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민국은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부분의 공공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렇지만 흡연자를 위한 흡연구역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돼지 않은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 흡연인의 권리도 중요하므로, 길거리에 흡연부스가 따로 설치돼있다. 담배를 피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그곳에 들어가 담배를 마음 편히 피면된다.

이는 비흡연 인이 담배연기를 맡는 불편함도 해소하고, 흡연자는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담배를 필 수 있도록 조취 한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흡연인의 비율이 낮아도 길거리엔 이런 시설들이 즐비 한다. 비흡연자들의 권리는 물론 흡연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시설은 찾아 볼 수 없다.

▲ 작년 150제곱미터 이상의 음식점과 주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었던 것이 올해부터 100제곱미터 이상으로 확대 시행되며, PC방도 전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 /뉴시스

이런 상황에 길을 다니는 비흡연자는 본의 아니게 간접흡연의 위험에 노출된다. 지나다니다 불시에 담배연기를 맡게 되기 때문이다.

임산부건 아이건 길을 지나다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담배연기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외국처럼 따로 시설이 마련돼 있는 것이 아니므로, 흡연인은 자신들의 권리를 내세우며 정당성을 제시한다.

흡연자들은 실내금연을 위반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지만, 지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담배마저 숨어서 펴야하는 현실에 대해 불만을 야기하며 막무가내식 정책을 비난했다.

업주들도 마찬가지다.

실질적인 대책 없이 실내흡연을 무조건 금지하니 자영업자들을 궁지로 내모는 정책이라며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한 명의 손님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 판국에 자리를 줄여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 원이 들어가는 흡연실을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흡연실을 만들 수 있는 음식점이 몇 개나 되겠냐고 반문하고 나섰다.

또한 금연구역이 100제곱미터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그나마 담배를 피우기 위해 찾아다지던 음식점, 주점 등을 잃은 흡연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너구리 굴 마냥 사람들이 내 뿜는 담배연기로 가득한 골목을 지날 때 마다 비 흡연자들의 고충도 만만치가 않다. 손으로 부채질 하거나 입을 가리고 움직이며 흡연자들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 받는 다고 생각한다. 또한 실내는 법으로까지 정해 금연토록 하면서 실외 흡연 행위는 아무런 처벌이 없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결국 국민건강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100% 흡연인구가 줄어든 것도 아니고, 간접흡연의 위험성에서도 안전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 줄어들면 들수록 거리로 내몰린 흡연자들의 반란은 쉬 멈출 것 같지 않다.

오로지 비흡연자들을 위한 정책만 쏟아내는 정부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듯, 법의 평등성을 내세운 흡연자들의 요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안심하고 흡연할 공간은 마련 해 놓지 않고, 무조건적인 금연 구역 확대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흡연자들은 담배 값의 62%를 세금으로 내고 있는 만큼, 흡연자의 권리 보호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흡연을 유도하는 것은 흡연자의 건강에 훨씬 더 좋지 않다는 조사결과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내 전면금연 대신 ‘선택적 금연법’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업장 입구에 흡연, 비흡연 여부를 표기해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선택적 금연법’ 도입에 대해 72.2%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식당, PC방 등 생계형 자영업자의 경우 금연법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사업자의 권리와 소비자의 권리, 흡연자의 권리 등 3자 모두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논의해봐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선택적 금연제도’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골목상권마저 대기업이 장악한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에서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더욱 대기업 편향적으로 재편, 소상공인을 발붙일 수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 의원은 “경제 민주화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제대로 사업할 수 있는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모든 사업장에 제재를 가해 금연정책을 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부는 담배 자체를 팔지 않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가까운 일본은 공공장소에 흡연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분리형 금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접촉을 차단해 모두 공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흡연권과 혐연권이 충동하지 않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실내전면 금연 시행과 더불어 흡연자들의 권리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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