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과 감동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림 같지 않다고 비난 했지만, 후세 그의 그림은 엄청난 값어치를 가지게 됐다. 무엇이 옳고 그르고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예술이며, 여렵고 딱딱한 것이 결코 아니다. 창동예술촌 골목 사이 아름다운 그림이 살아 숨 쉬는 김성기 화백의 작업실을 찾았다.

▲ 김성기 화백 작업실에 걸려있는 그림들.

김성기 화백의 그림은 스토리가 있다.

내 고향 마산에 대한 애향심이 녹아있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며 소리가 녹아있다.

파란바다와 푸른 들,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그림들은 그를 닮아 따뜻하다.

혈액 암으로 투병중이지만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그림을 놓을 수 없는 열정으로 붓질 한 번에 혼이 담긴다.

가슴이 울릴 정도로 아름다움 음악을 듣고, 건물 밖으로 음악들은 튀어나온다. 자연 속에 머무르던 음악들이 다시 끔 연주자에게 돌아오면 연주자는 음악이 아닌 자연을 노래하게 된다.

그의 스토리를 듣는 순간, 그림은 더 이상 그림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음악과 감성, 작가의 생각이 듣는 이의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를 토해놓고 여운을 남긴다.

여백과 선, 공간이 가진 의미가 집대성돼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그 스토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림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림역시 멀리 있지 않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있고, 그 여유로써 팍팍한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진이나 그림을 보러가는 수고스러움을 잘 하지 않는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와 핑계로 문화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창동예술촌은 사람들에게 힐링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화백은 ‘마산르네상스’가 바야흐로 일어났다고 말한다.

▲ 김성기 화백.

어렵지 않으니 들어와서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며 소통하는 그런 곳이 창동예술촌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의 소박한 바람이 이뤄져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문화를 나누고 소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림은 재미있다.

1+1 = 2 라는 획일적인 답이 아닌 개인마다 느끼는 감성이 다르므로 늘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림을 보고 예술을 느끼는 안목을 키우는 것은 많이 보고 경험해야 된다. 작품을 100%이해하지 않아도 되며 그 작품을 비판하고 싶다면 비판해도 된다. 그것이 예술이 가지는 기본적인 베이스다.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다르지 않는가.

김 화백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길 줄 모르는게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이 간단한 방법으로 그림이나 다른 예술 작품을 즐기면 되는데 문 밖에서 기웃거리다 가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며 말을 이었다.

문신 선생님과 천상병 시인에 이르기까지 예술문화를 계승한 마산임에도 불구하고, 낭만 가득했던 옛 정취를 세상 살기 힘들어 다 잊어버린 것 같아 속상한 것 같다고도 했다.

또한 한번 오고 다시 찾지 않는 예술촌이 아닌 매번 바뀌는 컨텐츠로 볼거리 풍성한 창동이 만들어 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지역과 예술촌이 상생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와 소통이 필요하며,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곳이 돼야 한다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예술작품은 가격을 매기기 힘들다.

영원히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인정받는 가치가 퇴색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에게 저평가되는 예술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이 최우선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각을 나누고 싶다면 문 밖에서 기웃거리지 말고, 들어와 이렇게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

“호당 얼마예요?”

호탕하게 웃으며 가격을 이야기 하는 화가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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