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점도 경북대학교 보건복지학부 철학박사/ 교수.

정부도 새해를 맞이해 대통령의 국정 발표가 있었고 정부 각 부처의 장관들의 신년 계획도 매스컴을 통해 이미 발표하는 등 분주한 새해 벽두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경제 발전에 대한 3개년 계획은 국민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향후 어떻게 추진할지는 귀추가 주목된다.

돌이켜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이 되기 전 후보시절에 사회복지에 대한 여러 가지 공약을 가지고 국민들의 표심을 공략했고 사회복지계의 지지도 당선에 한 몫을 담당했다고 본다.

이제 1년이 지났다. 박근혜 정부의 1년 동안의 국정 운영의 결과에 대한 정치적 해석도 정당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1년의 치적을 두고 전체를 평가하기 보다는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조망해보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수많은 공약 중에서 장애인 복지 공약에 대해서 몇 가지 짚어볼까 한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대선 장애인 공약은 첫째, 장애인 권리 보장법 제정과 장애인등급제 폐지, 둘째,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셋째, 장애인 연금의 인상 및 확대, 넷째, 장애인 이동권 보장, 다섯째, 장애인 주거권 보장, 장애인 고용 의무 활성화, 여섯째, 장애인 건강권 보장, 일곱째, 발달장애인 법 제정, 여덟째, 한국수화언어기본법 제정, 아홉째, 특수학교 교사 확보, 열째, 장애인 문화권리 보장 등이다.

장애인 복지정책공약에 대한 이론의 여지는 많았지만 장애인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장애인들은 새 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장애인단체들은 새해 벽두부터 장애인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 파기를 규탄하는 시위를 전개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 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연금,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장애판정기획안 등의 공약 불이행을 문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을 제기하고 현 정부의 성적표는 영점이라고 주장하면서 격한 말로 질타하고 있다.

물론 1년이 지난 정부에 모든 정책들을 단번에 이루어 달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몇몇 장애인 단체들의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장애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정하여 연도별로 계획을 세워서 실행으로 옮기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장애인복지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하는 문제는 장애인계와 충분한 토의를 거치고 기존에 장애인들의 요구한 문제를 충분히 감안하여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또한 장애인 복지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재원확보 없이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근래 박근혜 정부는 복지 공약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분주하다. 장애인 공약의 이행을 위해 약 3조 6000억 원 정도(기금, 교부금 포함)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이 재원은 박근혜 정부가 복지 정책 등을 이행하기 위해 들이는 135조 원 중 일부이다. 이를 재임 기간 5년으로 나누어보면 1년에 평균 7200억 원 정도를 추가 편성해야 한다. 과연 임기 첫해인 2013년 예산에 장애인 공약에 드는 예산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장애인 정책 모니터링 센터에서 2012년 추계해 발표한 중앙 정부 장애인 예산은 약 1조 4175억 원이다. 만약 여기에 1년 추가 재원 평균액인 7200억 원을 더한다면 2013년 장애인 예산은 2조원이 상회해야 한다. 모니터링 센터에서 조사한 2013년 중앙정부 장애인 예산(본예산 기준)은 약 1조 6915억 원이다. 작년에 비해 19%가 넘게 증액 편성되었지만 장애인 공약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재원을 증액 편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새 정부 1년 차이기 때문에 공약 이행을 위한 추가 재원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이해한다해도 여러 정황을 보면 과연 박근혜 정부가 재임 기간 중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여 장애인 정책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장애인 복지 예산 문제는 사회복지 전체 예산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장애인 예산만을 확보한다든지 증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 증세 없이 하겠다고 선언 한 바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문제는 국민들과 보다 얼굴을 맞대고 복지 공약을 축소하든지 증세를 하든지 함의를 득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장애인 복지 공약도 이러한 맥락에서 우선순위와 재원문제를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장애인 정책 공약의 우선순위와 예산확보 문제는 향후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면서 대 국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서 제2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연차적 장애인복지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는 예산을 편성해서 장애인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더 이상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분리와 차별을 경험하지 않고 당당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미래 사회가 열리길 기대한다.

양점도 철학박사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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