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KBS ‘개그콘서트’의 간판프로인 ‘황해’의 유행어로 누구나 한번쯤 다 따라 해봤을 것이다. 유투브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유명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개그로 승화시켜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황해’팀은 경찰서에 찾아가 최신 범죄 수법에 대해 듣고, 아이디어를 더해 가공한다고 한다. 그들은 시청자의 정보통 역할을 톡톡히 하며, ‘보이스피싱 근절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지능적이게 변한 사기에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하루걸러 새로운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이 보이스피싱 실체를 추적했다.

▲ 2006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보이스피싱의 피해건수는 42,197건, 피해금액은 약 4, 420억 원에 이른다는 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사진제공 = 뉴시스)

보이스피싱이란 음성과 개인정보, 낚시를 합성한 신조어로 타인의 재산을 약탈하는 사기범죄의 하다다.

전기통신수단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를 통해 금융 분야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특수사기 범죄로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이용한다.

2006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보이스피싱의 피해건수는 42,197건, 피해금액은 약 4,420억 원에 이른다. 날로 발전하는 수법에 정부도 힘을 실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유형이 치밀해져 개인정보 보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대부분 사람들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개인 PC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범죄의 표적일 수밖에 없다.

초창기 어눌한 표준어 구사로 조선족임을 근방 알아챌 수 있었다면, 현재는 완벽한 표준어 구사와 공공기관 사칭 등으로 피해는 눈 덩이처럼 점점 커져갔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피싱의 희생자가 됐고, 요즘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을 사칭해 악성코드를 차단하는 앱을 배포하기도 한다.

공공기관 홈페이지와 동일하게 만든 가짜사이트도 있고. 범죄와 연류 됐다는 협박성 전화도 서슴없이 온다. 돌잔치와 결혼식 초대 문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수법이며, 이제는 인터넷이나 IP주소를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쓴다.

아차 하는 순간 소액결제로 몇 십 만원이 빠져나가고, 개인정보를 해커 손에 넘겨주는 등 보이스피싱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 관공서와 문자를 활용한 피싱 문자.(사진제공 = 뉴시스)

보이스피싱 유형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크게 당하는 것이 바로 공공기관 사칭이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피싱의 경우 사람들의 신뢰를 이용해 손쉽게 돈을 갈취한다. 경찰이나 검찰, 금융감독원 등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빼내고, 직접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금융회사나 금강원 명의의 허위 긴급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싱 사이트로 유도하고, 금융거래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등 정보를 제공한 피해자의 명의까지 도용해 돈을 빼앗아간다.

실제로 ‘개인정보유출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계좌를 확인 바란다’란 문자를 받은 40대 여성은 모바일 주소를 클릭해 사이트로 들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의심 없이 눌렀다. 이에 자신의 통장에 들어있는 돈 5백만 원을 고스란히 빼앗겼고, 명의까지 도용당했다.

은행이나 경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안심시켜 개인정보를 빼내는 보이스피싱은 그 수법이 더욱 치밀하게 발전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전화요금이 미납돼 사용 정지된다는 전화를 받은 피해자는 상담원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줬다. 그 후 “피해자의 명의로 대포 폰이 개설됐고, 그 폰의 미납요금이 피해자의 계좌에서 인출되니, 빨리 다른 곳으로 예금을 이체시켜라”는 이야기를 경찰에게 듣게 된다. 경황이 없던 피해자는 사기범이 시키는 대로 자신의 돈을 다른 통장으로 옮겼고, 결국 계좌에 있던 예금을 사기범 손에 고스란히 넘겨준 꼴이 됐다.

대부분 피해자들은 다급한 상황에 놓여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사기를 의심해 전화를 끊고 다시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건 경우도 있었으나, 발신번호마저 조작한 조직적 사기범에 의해 돈을 갈취당한 적도 있었다.

두 번째로 많이 당하는 것이 자녀 납치와 사고 빙자다.

이는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을 이용한 범죄로 자녀와 부모의 번호를 사전에 미리 습득한 후 시행된다.

사기범이 자녀의 번호로 발신자를 변조, 위조해 부모에게 전화한 후 자녀가 사고나 납치 상태인 것을 가장해 돈을 요구한다. 특히 유학중인 자녀가 납치됐다며, 돈을 붙이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협박을 가하는 등 멀리 있어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노려 금품을 갈취하기도 한다.

실제로 케나다 유학생을 둔 부모에게 전화해 자녀가 사고로 크게 다쳐 수술이 급하다며, 돈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더 기발한 것은 공공기관 사이트까지 똑같이 복제해 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것이다.

▲ 우체국에서 배포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포스터.

이렇게 감염된 PC에 개인정보가 담긴 공인인증서가 있을 경우, 정보는 고스란히 해커의 손에 넘어간다. 유해차단 서비스로 컴퓨터나 핸드폰을 점검한다하더라도 한번 감염된 기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강 모 씨(20대 여)는 인터넷 쇼핑물 사이트에서 옷을 구매하며 결제수단 중 실시간 계좌이체를 선택했다. 인터넷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하기 위해 결제 창에서 ‘뱅킹’버튼을 선택하자,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로 인해 N은행 피싱사이트로 유도됐다. 보안카드와 코드번호 전체, 계좌비밀번호, 인터넷 뱅킹 아이디 등 금융거래정보를 입력하자 사기범들은 그녀의 통장에서 258만원을 이체해 달아났다.

몇 년 전만 해도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절박함, 간절함 등을 이용해 정신을 홀려 돈을 입금 받았다. 주로 노인들이 피해 입었으나 최근 젊은 사람들도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미싱 문자내용 변화를 살펴보면 ① 공짜 심리를 이용한 무료·할인쿠폰(12月) → ② 정부정책인 복지에 관한 문자(2月) → ? 모바일 돌잔치·청첩장(경조사문화, 5·8月) → ④국정원 내란음모 소환서 발부(불안감 조성) → ⑤경찰 출석요구서(공공기관 사칭) → ⑥독도는 우리땅(애국심 이용) → ⑦ 교통범칙금 조회(공공기관 사칭) → ⑧ 건강보험공단 무료 암 검진(복지정책 도용, 10月)→ ⑨ 카드대금 조회(편의성, 11월) 등 달 별로 다양한 문자를 활용해 사람들이 걸려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초창기엔 주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를 납치했다며 비명소리를 들려주고 돈을 입금시키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인 텔레마케터들이 전화 상담을 하고 피해자를 속이기 위한 교육도 철저히 이뤄진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수법이 더욱 치밀해지고 있어 큰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기존의 보이스피싱과 파밍, 스미싱을 결합한 새로운 전자금융사기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먼저 사기범은 KISA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어, 스마트폰이 악성코드에 감염됐으니 차단앱을 설치해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물어 갈취한다. 이어 안심한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스미싱을 하는 것이다.

피해자가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누르면 전화기록, 문제메시지, 위치정보를 유출하는 악성앱이 설치되며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침해로 이어진다. 이렇게 얻은 피해자의 지인의 연락처는 또 다른 스미싱에 활용돼 다른 범죄를 낳게 된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악성앱 다운로드를 유도하고, ‘파밍’은 가짜 금융 사이트로 연결하며, ‘메모리 해킹’은 악성코드를 심어 정상 사이트에서도 예금을 인출하는 방식의 전자금융사기다.

특히, 연말에는 ‘연말정산 환급금 신청’, ‘무료 쿠폰 이벤트’, ‘가전 판촉행사’, ‘모바일 연하장’, ‘택배조회’, ‘간편 기부행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스미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발전하는 전자금융사기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 전화로 개인정보 유출, 범죄사건 연루 등의 이유로 계좌번호, 카드번호, 인터넷뱅킹 정보를 묻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을 요구하는 것은 일절 응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텔레뱅킹의 경우 인터넷뱅킹과 달리 공인인증서 재발급 등의 절차가 필요치 않으므로 사기피해에 취약함을 잊어선 안 되겠다.

두 번째로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전화는 100%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야 한다.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세금, 보험료 등을 환급해 준다거나 계좌안전조치를 취해주겠다며 지급기로 유인하는 경우 절대 대응하지 말고 신고해야 한다.

세 번째로 자녀납치 보이스피싱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평소 자녀의 친구나 선생님, 인척 등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해 전화를 받았을 경우 확인 작업을 철저히 거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에 나가있는 자녀의 경우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확실히 마련해 피싱사기로부터 자녀와 제산을 지켜야 한다.

넷 째로 개인·금융거래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하는 경우 내용의 진위를 확인해야한다.

최근 개인·금융거래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화, 문자메시지, 인터넷메신저 내용의 진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확인이 어려울 경우 관련단체나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 섯째로 피해를 당한 경우 신속히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보이스피싱을 당한 경우 경찰청 112콜센터 또는 금융회사 콜센터를 통해 신속히 사기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유출된 금융거래정보는 즉시 폐기하며 예금 통장 및 카드도 타인에게 양도 하면 안 된다.

발신 번호의 조작이 가능함에 유의하며, 금융회사 등의 정확한 홈페이지 여부를 판단해 복제사이트가 아님을 확인 후 거래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통신서비스 사기 수법에 대한 피해예방법과 구제방법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화 한통화로 ‘피해신고’ 뿐 아니라 ‘거래은행의 지급정지’도 요청할 수 있는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 ‘1332’를 들 수 있다.

기존에 해당 은행이나 112센터를 통해 지급정지요청을 해야 하던 번거로움을 개선한 것으로 피싱 초기 대응에 확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래은행의 지급정지의 경우 당해은행에서만 신청 가능해 여러 은행을 지급정지하려면, 최소 30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었다. 하지만 이 제도의 시행으로 전화 한통이면 보이스피싱 등 금융피해뿐 아니라 금융사의 불공정한 업무처리로 피해를 봤을 경우 언제든지 신고가능하다.

피싱범죄에 더 이상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관계당국의 발 빠른 조취가 필요할 때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