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민영화 최고가 입찰 능사 아냐”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경남·울산지역 상공인들로 구성된 경은사랑컨소시엄과 부산은행을 자회사로 둔 BS금융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BS금융은 1조2000억 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 1조원 안팎을 써낸 경은사랑 컨소시엄 보다 최소 2000억 원 이상 더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경남은행 지역환염 염원식 모습.

인수후보들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현재 BS금융의 ‘입찰가 제시’와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은행 적정 인수가격은 매각대상 지분 57%(장부가 기준 1조8500억 안팎)에 은행권 최고 PBR(주당순자산가치비율)인 0.8배를 적용하고 여기다 경영권 프리미엄율 120%를 적용하면 적정가는 1조원 수준이다.

다시 말해 경남은행의 인수가격을 냉정히 판단하면 1조원을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BS금융은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무리한 인수가격을 제시, 화를 자초하고 있다.

실제로 BS금융은 경남은행의 인수가격 충당을 위해 6000억 이상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6000억 원 이상의 증자규모는 현재 BS금융 발행주식(약 1억9천 만주) 19.1%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로 인해 기존 소액주주와 최대주주의 지분희석이 초래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6000억 원 이상 증자는 현실적으로 성공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

BS금융이 제출한 인수제안서 안에서는 증자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있지 않아 사실상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는 후문이다.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BS금융은 인수가격 제시 논란과 함께 인수시 후폭풍도 클 전망이다.

BS금융은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된다면 자신들이 30%의 지분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경남상공인들에게 돌려준다”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경남상공인들은 BS금융인수에 참여할 이유가 없거니와 BS금융의 자금부족을 스스로 반증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또 BS금융이 지역여론 무마를 위해 “직원 급여인상·완전 고용보장·점포 구조조정에서 제외하겠다”는 제안도 부메랑이 돼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 경남은행 지역환염 염원식 모습.

최근 은행권은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돼 인건비 절감, 인적 구조조정, 점포 폐쇄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관건인 마당에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도 모자라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보장하겠다는 호언장담한 모양새이다.

더욱이 경남지역 지자체와 기업들의 금고빼기와 거래 중단 등 불매운동도 후폭풍으로 작용할 기세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BS금융이 인수 시 경남은행을 더 이상 지역은행으로 보지 않고 경남도는 물론 18개 시·군의 금고는 모두 해지하여 다른 은행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만일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 후 3조원에 달하는 공공예금이 해지될 경우 경남은행은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또 유동성 부족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중소기업 대출을 일시에 회수할 수밖에 없어 지역 중소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울러 금고 해지에 따른 경남은행의 부족한 유동성 해결하기 위해서는 BS금융이 부족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BS금융도 함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더라고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경은사랑컨소시엄을 구성해 경남은행 인수에 참여한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회를 BS금융의 경남은행 인수 논란과 우려를 ‘승자의 저주’ 그리고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표현을 들어 알리고 있다.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 관계자는 “만약 BS금융이 인수하면 경남은행에서 낸 수익을 부산에서 배당으로 빼먹게 돼 지역 경제의 자원이 부산으로 흘러가게 된다”며 “즉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이 구조적이며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가 골동품 경매하듯이 최고가 입찰만 강조하면서 인수자로 하여금 무리한 가격을 써서라도 인수에 성공한 뒤 그 결과가 엉뚱하게 나타난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