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준형 기자］지난 20일. 간밤에 소리 없이 내린 눈이 발자국을 남길 만큼 쌓였다. 두툼하게 겨울 옷을 차려입고 나서는 길에 눈바람이 칼날처럼 매서웠다.

이런 매서운 겨울 날씨에는 뜨끈뜨끈하고, 땀이 나는 음식이 제격이다. 그래서 통태탕과 해물찜으로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위치한 동태탕·찜 석쇠구이 식당을 찾았다.

전국에 많은 동태탕이나 동태찜 식당들이 즐비하지만 기자가 가서 맛 본 식당 중에는 대송면 송동종점에 있는 동태요리 전문점인 ‘전상훈 양푼이 동태탕·찜 석쇠구이 식당’의 맛이 최고였다.

▲ 전화선 사장.

전화선 사장(60세)은 “매콤 아삭한 아구찜과 시원하고 담백한 동태찌개 한 그릇이면 잃었던 입맛도 당장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전상훈 양푼이 동태탕· 찜 석쇠구이 식당’은 공단지역을 지나 대송중학교를 지나면 송동종점 곁에 자리하고 있다.

넓은 주차장(대지 330평)에 차를 대고 식당(건물 80평)안에 들어서면 “맛은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음식은 혀끝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입니다” 란 글귀와 함께 깨끗하게 정리 정돈 돼있다.

식당 이름에서처럼 보듯이 ‘전상훈 양푼이 동태탕·찜, 석쇠구이 식당’은 동태탕과 찜, 돼지석쇠구이를 주 메뉴로 하는 전문점이다. 전상훈 그는 이곳 식당의 메뉴를 개발한 주방장으로 전화선 사장의 동생이다.

전상훈 주방장(43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가고 싶은 대학에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재수를 시작하면서 누나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 요리에 흠뻑 빠져 대학진학의 꿈을 접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게 됐으며, 군에 입대해서도 취사병 생활로 군복무를 마쳤다. 병역을 마친 전 주방장은 요리를 더 배우기 위해 신일대학교에 입학해서 조리학과를 마쳤다.

그동안 전 주방장은 매스컴을 통해 이미 전국으로 많이 조명을 받은 인물이다. VJ특공대(연평도 꽃게집), 아침을 여는 세상(TBC), YTN 등의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방영됐다.

▲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해물찜과 동태탕'

20년이 넘는 경력이 말해주듯이 서울 워커힐, 대구 수성 인터불고호텔 등에서 한식 일을 하면서 전직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의 유명한 인사들의 음식을 많이 만들었다.

포항에서 35년째 살고 있는 전화선 사장은 자신이 태어난 대구보다 더 오래 산 제2의 고향으로, 당시 포스코에 다니는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시어른을 모시고 살면서 어려운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된장찌개를 주로 파는 작은 식당을 죽도시장 곁에 시작했다고 한다.

손님이 조금씩 많아져 식당이 복잡해지자 찬모를 두게 됐는데, 그때 같이 일하신 분이 시어머니의 친구였다고 한다. 찬모는 한 때 포항에서 유명했던 승리식당에서 일하셨던 분으로 이때부터 전 사장은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식당을 이끌어 주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30여 평의 규모로 운영하던 식당에서 열심히 일했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날 많은 돈을 벌었다고 지난시절을 회고했다. 두 번째로 식당을 새롭게 열게 된 것은 잘되던 식당의 건물이 갑자기 헐리는 바람에 식당을 옮겨 규모가 조금 큰 갈비전문식당을 열었다.

흥부갈비와 양정갈비식당 두 개의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승승장구를 이어가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남편이 흥해에 범선레스토랑을 개업하면서 많은 손해를 입었다.

▲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넓은 주차장이 눈길을 끈다.

당시만 하더라도 포항 시민들의 외식문화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결혼해서 식당을 운영한지가 벌써 30여 년이 넘었다면서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고 지나갔다고 했다.

‘전상훈 양푼이 동태탕·찜 석쇠구이 식당’은 처음에는 대구시 서변동 공단지역에서 동생이 40여 평의 규모로 시작을 했다.

비록 작은 규모였지만 식당을 열고 맛 소문이 나자마자 손님들이 몰려들어 1년 이내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손님들이 30분 이상씩 대기를 하고 기다릴 정도다. 그래서 대구에 있는 식당은 그대로 두고, 규모를 확장해 포항으로 본점을 이전해서 최근에 문을 열었다.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시작하지마자 공단지역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전화선 사장 에게 손님이 많이 찾는 동태탕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최대한 시원함과 담백함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 이라고 한다. 해물찜은 ‘굴, 새우, 가리비, 쭈꾸미, 홍합, 게, 오징어, 미더덕 등 15가지 이상의 해물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사장은 “제 이익보다는 맛으로 다시 찾고 싶은 식당, 최선을 다해서 손님들에게 만족을 주어 지역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을 열고 8번째 찾았다는 포항시 장성동에 사는 문옥명 씨는 “동태탕의 맛이 짜지도 않고 시원하면서 칼칼하다”면서 최고의 맛이라고 했다.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처음 찾았다는 이해림 씨는 “아구찜과 동태탕을 먹어보기 전 처음에는 일반 식당과 같은 줄 알았다. 그런데 먹다보니 끝까지 남기지 않고 다 먹게 만든다. 양념이 입에 달라붙는 맛으로 음식이 밥도둑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연일읍에 사는 장정수(59세)씨는 “동태가 아니라 생태인 듯 입안에서 살살 녹아든다. 이렇게 부드러운 동태가 있나 싶을 정도다” 고 말했다. 이어 “매콤 달콤한 소스도 일반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다. 콩나물의 아삭거림과 동태살의 부드러움이 입맛을 사로잡아 먹는 즐거움이 크다”고 했다.

‘전상훈 양푼이 동태탕·찜 석쇠구이 식당’은 손님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동태로 만든 음식 7종, 해물파전, 찜요리 5가지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쌀쌀한 겨울식사 때는 두부, 콩나물, 무 등 5가지 이상 수북이 들어간 야채로 만든 동태탕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속이 편안해지고 든든해진다.

간장 해독, 체내 노폐물 제거에 으뜸으로 알려진 동태. 모임도 많고 술자리도 많은 송년에 시원하고 얼큰한 동태 요리와 함께 피로하고, 지친 속도 데우며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과의 자리를 마련한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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